인천∼제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자 인천지역 수학여행을 앞둔 학교들과 학부모들의 취소 문의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수학여행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학생 및 교직원 320여 명의 수학여행 일행을 실은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학생들의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자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로부터 시교육청의 지시로 수학여행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배를 이용한 수학여행을 모두 취소·보류할 것과 학부모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후 결정을 내릴 것을 공문으로 시달했다.

시교육청 수학여행 담당 장학사는 “수학여행은 각급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회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교육청에서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면서 “일단 현재 계약한 학교도 있어 취소에 따른 손해가 예상되는 만큼 학부모와 신중하게 상의한 후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부 학교장들은 현실에 맞지 있는 수행여행 폐지와 새로운 수학여행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몇몇 고교 교장들은 긴급회의 성격의 모임을 가진 후 “그 옛날 여행이 어려웠던 시절 학교에서 실시하는 줄서기식 수학여행은 현실에서는 무의미하다”며 수학여행 폐지·수정을 주장했다.

이날 학교장들은 향후 수학여행은 1~2개 반을 대상으로 한 교육차원의 테마형 체험학습이나 지역탐방 프로그램 실시 등의 안을 제시했다.

인천지역 고교의 한 교장은 “한 학년 전원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가는 것은 교장들 역시 안전 등의 이유로 큰 부담을 갖고 있다”며 “예전에는 학생들이 여행이라는 것을 할 수 없어 수학여행을 통해 학생들의 갈증을 풀어줬지만, 지금은 가족단위로 많은 곳을 여행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교육부 차원에서도 수학여행 실효성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현실에 뒤떨어지는 수학여행을 변화시켜야 하며, 그렇게 못할 때는 수학여행 폐지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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