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해 내 목숨을 던진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의인(義人)들의 의로운 행동은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된다. 숭고한 정신을 기려 이름을 빛나게 해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다.

우리는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 위해(危害)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과 그 유족 또는 가족에 대해 그 희생과 피해의 정도 등에 알맞은 예우와 지원을 함으로써 의사상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데 이바지한다고 하고 있다.

다중의 인명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가 빈발하는 우리나라다. 그때마다 의인은 있었다. 이러한 의인들이 한때 반짝했다가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가가 해야 할 위난 구조를 시민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의인들의 의로운 행동의 공통점은 위험에 직면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 생명을 구한다는 데 있다. 누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위험에 뛰어들겠는가.

국가가 의로운 행동을 하다가 희생된 의사상자에 대해 보상하고 희생자 가족을 먹여살리고 정신을 기려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사회가 진정 정의로운 사회다.

국민소득이 높다고 선진국이 아니다. 대형 참사사고 빈발, 산재왕국, 교통사고 왕국,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이 가시지 않는 한 우리는 후진국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배가 침몰해 수백 명의 승객들이 위난에 처했는데도 누구보다 구조의무가 있는 함정의 선장이나 승무원들조차 의무를 저버리고 빠져나오기 바빴다 하니 말 그대로 언어도단이다. 와중에서도 의인이 있어 귀중한 다수의 생명을 살리고 스스로는 생을 마감했다는 보도에 온 국민은 울고 또 울었다.

그는 침몰 당시 안산단원고 학생들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승무원 박지영 씨다. 지금 네티즌들은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구조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다 끝내 숨진 박지영 씨가 ‘의사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청원을 벌이고 있다. 마땅히 그리 돼야 하겠다.

의인을, 영웅을 받드는 사회가 돼야 하겠다. 영웅을 기리는 데 더 이상 인색해서는 안 된다. 국가도 해내지 못하는 위난 대처를 시민들이 해내고 있다. 언제까지 시민에게 기댈 것인가. 더 이상 의무만 강요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