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오전 인천교통공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시정 인수조직인 ‘희망인천준비단’이 첫 총괄 업무보고를 가졌다. 이날 준비단 명단도 발표됐다.

최순자 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 교수를 단장으로 6개 팀(기획, 재정점검 및 국비확보, 아시안게임점검, 정책, 공보, 시민소통), 총 17명이 활동한다.

부단장은 배국환(전 기획재정부 차관), 정유섭(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한상을(인하대 건축학부 교수)가 발탁됐다. 같은 날 유 당선인은 국가정책조정회의가 열린 정부서울청사를 전격 방문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등 10명의 장관과 연쇄 회동하고 국비 지원 및 현안사업 협조를 요청했다. 장관 시절 쌓은 친분으로 광폭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제 전임 정부의 한계 및 실정(부채·부패·부실)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이 나섰다.

한편, 6·4 지방선거 직후 정책·인사 등을 중심으로 여야 간 연정(聯政)이 시도되고 있다. 남경필(새)경기도지사·원희룡(새)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소연정의 포문을 열었다.

남 당선인은 선거 당시 ‘작은 연정’을 통해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한 가운데 지난 10일엔 “경기도에 ‘사회통합 부지사’직을 설치해 야당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원 당선인도 경쟁 상대였던 신구범(새정치민주연합, 전 제주도지사)후보를 인수조직인 ‘새도정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연정 행보에 합류했다. 원 당선인과 신 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여전하지만 인사탕평은 물론 정책탕평까지 꾀할 건지 관심사다.

또한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멋진 승부를 펼친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과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 간의 대구판 상생·협력 정치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정치실험으로 잠룡(潛龍)의 반열에 서려 한다. 고향과 나라의 희망을 협치(協治)에서 찾고 있다.

# 정책·인사 등의 원칙 제대로 세워야!
인천은 정치적 사정이 다른가 보다. 희망인천준비단과 당선인의 행보를 보면 전임 시장의 실정을 반드시 극복할 태세다. 그렇다면 ‘13조 부채도시’를 만든 도시공사 부도설부터 파헤쳐야 할 거다. 카지노로 대박을 꿈꾸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개발 등의 속살을 드러내야 하기에 그렇다.

또한 ‘비리 부패도시’의 온상을 측근정치 등 인사 문제로 봤으니 모든 내·외부 조직들이 조사 대상일 게다. 그간 소외되고 피해 본 분들의 제보가 이미 답지하고 있을 테니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끝으로 ‘무능 부실도시’의 핵심 쟁점은 그간 추진된 각종 지역 현안에 대한 성과와 책임을 묻는 것일 게다.

준비단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유 당선인은 제3연륙교,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기한 연장 등을 언급하며 “(시가)차라리 사업을 하지 말자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빨리 가고 싶을 거다. 허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단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7조8천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도시공사의 제반 정보를 공개할 수 있을까? 2012년 1월 감사원에 의해 밝혀진 ‘인천시 분식결산’ 문제처럼 얼마든지 관료사회와 정치권이 협잡해서 공공정보를 감출 수 있다.

반면 인천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리고 일은 사람이 하는 거다. 전임 시장 집권 초기 ‘연나라(연세대·전라도 라인) 세상’이란 비아냥거림이 회자됐다. 시정 요직에 ‘지역 편중·측근 인사’가 문제였다. 근평 순번 무시 논란도 일었다.

이런 적폐에, 출자·출연기관 등의 ‘낙하산·줄 세우기 인사’까지 합쳐지면 무수한 관(官)피아와 정(政)피아가 양산된다. 게다가 이들이 정권실세입네 하는 순간 각종 지역 현안을 실은 배는 산으로 간다. 몸과 마음은 과거에 가둔 채 입으로만 외치는 인천 정치권의 미래에서 잠룡을 기대할 수 있을까.

# 인사청문회와 Governance가 해법이다.
유 당선인은 이미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 도입을 약속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 감사의 공개 채용, 시민참여 감사제도 운영 등을 공약했다. 시민사회의 참여가 시는 물론 산하기관까지 확대된다면 ‘희망인천’ 만들기는 더 빨라질 게다.

 특히 전문성과 자질을 갖춘 다양한 인재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여는 통 큰 정치가 필요하다. 이제는 Governance(協治)의 시대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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