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출범한 민선6기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이다. 지방선거 당시부터 ‘혁신도지사’를 표방한 남 지사는 취임 이후 통합·소통·현장을 챙기며 기존 도지사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선1기부터 도지사가 이용한 공관을 리모델링해 저소득층의 결혼식장과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은 물론, 배기량 3천600㏄ 관용차인 체어맨을 2천200㏄급 카니발로 바꿔 사용하기로 한 것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후보 시절 약속한 ‘경기도 연정’ 추진도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남 지사의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5선 국회의원에서 1천250만 도민을 책임져야 할 ‘초보 도지사’가 된 그가 이끌 도정에는 앞으로 ‘혁신’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신선한 변화, 남경필 도지사
지난 1일 취임한 남경필 지사는 ‘혁신도지사’를 표방하며 연일 새로운 행보를 걷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북부청사에서 개최한 첫 월례조회에서 공무원에게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경기도정 방향을 설명했다. 그동안 훈시조로 딱딱하게 진행하던 월례회의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이 자리에서 남 지사는 “아침이 즐거운 경기도를 만들겠다”며 기존 오전 8시에 하던 모든 회의를 오전 9시로 한 시간 늦춰 공무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와 함께 도지사 공관을 시민에 돌려주기로 한 것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남 지사는 민선1기부터 5기 도지사가 모두 이용한 팔달산 자락의 공관을 리모델링, 저소득층의 결혼식장과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배기량 3천600㏄ 관용차인 체어맨을 2천200㏄급 카니발로 바꿨다. 출퇴근도 경차 모닝을 직접 몰아 ‘혁신 도지사’로서의 쇄신된 면모를 손수 보여 줬다.

아울러 보고 방식도 보고서 등 문서를 들고 와 도지사에게 직접 보고하던 것을 ‘SNS 보고’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득권 타파, 미래로 전진
남 지사는 선거 기간부터 “관료주의에 젖은 낡은 리더십과 기득권을 타파하고 미래로 전진하겠다”고 부르짖었다. 그래서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도 ‘혁신위원회’로 꾸렸다.

각 분야에서 혁신적인 마인드를 지닌 인사들이 혁신위에 참여해 일방적인 업무보고 대신 도청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토론을 통해 새로운 도정 방향을 세웠다.

‘굿모닝 경기’란 슬로건 아래 도정은 현장·소통·통합·데이터 4대 기조로 운영된다. 또 ▶안전 ▶따뜻한 공동체 ▶일자리 창출 ▶도민 삶의 질 향상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북부 발전 계획 등 ‘6대 분야’에 빅파이 프로젝트 및 통일미래도시 건설 등 경기북부 발전 전략, 굿모닝 버스, 보육과 사회서비스 준공영제, 따복마을 등 ‘30대 정책과제’를 추진한다.

#취임식 생략,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문
남경필 지사는 지난 1일 제34대 경기도지사로 취임했다. 도지사가 된 그는 첫 공식 일정으로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선거 기간 동안 약속한 ‘안전도지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남 지사는 분향소 방명록에 ‘그대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안전한 경기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분향을 마친 그는 곧바로 경기소방재난본부로 향했다.

남 지사는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공직자가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라며 “도민들이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선제적 재난대응체계와 생명안전망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안전은 세월호 참사로 안산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희생이 컸던 만큼 향후 도 정책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이 될 전망이다.

도 안전과 관련해 남 지사는 “소방재난본부에 안전기획관을 신설할 것”이라며 “재난전문가가 365일 24시간 5분 안에 출동 대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재난 현장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빅데이터와 재난훈련센터를 설치해 늘 훈련에 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전 기능 강화 및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조직 개편
남 지사는 취임 이후 경기도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기능을 강화하고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북부청에 경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는 우선 경기소방재난본부에 안전기획관(3급)을 신설하고 그 밑에 안전총괄담당관과 재난대책담당관(각 4급)을 둘 계획이다. 안전기획관은 기존 2급 조직인 북부청의 안전행정실 업무를 넘겨받는다.

또 북부청 교통건설국이 교통국과 건설국으로 분리된다. 교통국은 남 지사의 교통 분야 핵심 공약인 ‘2분마다 서울로 출발하는 굿모닝 버스’를 추진한다.

남 지사가 연정으로 제안한 사회통합부지사는 행정부지사에서 이관되는 보건복지국, 환경국, 여성가족국과 함께 대외협력담당관도 총괄할 예정이다.

경제부지사 역할의 사회통합부지사를 야당 몫으로 넘김에 따라 경제부지사가 총괄하던 대변인실은 행정부지사로 넘어간다.

도가 당초 폐지하려던 북부청의 균형발전국은 지난달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인 경기도의회가 “경기남·북부의 균형발전을 위해 존속해야 한다”고 요구함에 따라 균형발전실로 격상될 전망이다.

#빅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빅파이(BigFi) 프로젝트’
민선6기 경기도정의 중요 정책기조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다.

남 지사는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빅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빅파이(BigFi)’ 프로젝트를 강조해 왔다. 빅파이는 Big-data와 Free-information의 합성어다.

경기도와 31개 시·군을 비롯해 26개 산하기관에 산재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도민에게 건강·안전·기상 등 유용한 생활 정보를 스마트폰 등으로 매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는 도가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제공·분석·활용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에는 통신사와 신용카드사 전문가, 교통과 경제 등 분야별 전문가, 소비자그룹, 일자리기관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특히 도는 빅파이 프로젝트 4대 전략으로 ▶빅파이 팩토리 설립 ▶4대 권역별 데이터밸리 조성으로 일자리 7만 개 만들기 ▶맞춤형 데이터로 도민 데이터 강화 ▶도정 참여로 창의행정 박차 강화 등을 발표했다.

남 지사는 “도민들의 아침을 행복하게, 도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 드리려면 우리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도지사가 중심이 돼 빅파이가 성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생과 통합의 정치 실현, ‘경기도 연정’
남 지사는 후보 시절 “도지사 당선 시 도정 운영과 관련해 경기도에서 ‘작은 연정’을 통해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권력을 분산하고 더 나은 지방자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당선 이후 사회통합(정무)부지사 인사권을 야당에 넘기기로 제안했고, 새정치연합이 정책협의부터 하자고 역제안하면서 연정 추진이 시작됐다. 여야가 ‘한국 정치사의 의미 있는 족적’으로 연정 정책협상단의 의의를 평가한 만큼 협상단이 테이블에 올릴 의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책협상단은 양당에서 각각 국회의원 2명, 도의원 2명, 정책담당자 1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경기연정 정책협의회)’가 16일 4차 회의까지 개최한 상태다. 회의에서 새누리당 측은 ‘일자리 넘치는 따뜻하고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6대 분야 30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사람이 중시되는 희망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7+3 협상의제를 제안했다. 7+3 협상의제에는 무상급식조례 제정,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산하기관 통폐합 등이 포함됐다.

특히 경기도 연정 실현에 핵심 의제로 부상한 생활임금조례안,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운영 조례안, 학교급식 방사성물질 차단 조례안 등도 양측이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다.

이에 따라 도가 대법원 소를 취하하고 대신 새정치연합이 다수당인 도의회는 수정 조례 제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연정 정책협상단’이라는 여야 간 완충 창구가 앞으로 4년간 꾸준히 제 구실을 할 경우 여야 간 대립과 갈등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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