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접어든 요즘, 의학 분야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의학은 단지 질병을 고치는 데만 관심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를 넘어 질병을 고친 후 일상 생활에도 관심이 크다.

 최소침습수술로 흉터를 작게 할 뿐 아니라 로봇의 정교함으로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가 하면,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동시 개발로 의술의 산업적 가치도 높이고 있다.

또 국내 의료진의 세계 정상급 수준은 외국 환자는 물론 이를 배우러 외국 의료진까지 한국을 찾게 한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최근 수원지역 최초로 도입한 다빈치Si 로봇 수술 100회(례)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첫 수술 이후 6개월 만에 달성한 성과다. 이는 다빈치Si 도입 이후 월평균 16건 이상의 다빈치Si 로봇 수술을 진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술은 비뇨기과 56%, 산부인과 36%, 외과·흉부외과 등 8%였다.

다빈치Si 로봇 수술 시스템=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은 로봇 복강경 수술 시스템 중 하나로 환자 환부의 작은 절개 창을 통해 로봇 팔과 3차원 확대 영상 수술용 카메라 등을 삽입한 뒤 의사가 로봇 팔을 원격 조정하는 수술법이다.

특히 성빈센트병원이 도입한 다빈치Si는 최신의 로봇 수술 시스템으로, 보다 정교하고 완벽한 수술이 가능하다.

   
 

적용된 기술 가운데 ‘형광 이미지(FireFly)’ 시스템은 수술 중 정상조직(형광색)과 종양조직(흑백)을 구분한다. 종양조직 수술 정확도를 높임과 동시에 수술 시간을 단축시켰다. 기존의 다빈치 시스템과 비교해 3D 스크린의 해상도가 높으며, 두 명의 의사가 동시에 수술할 수 있어 여러 진료과의 협진 수술 시간도 줄였다.

다빈치Si 로봇 수술 적용 질환은 비뇨기과(전립선암·방광암·신장암·신우암·각종 재건술), 산부인과(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자궁근종·난소종양 등), 외과(위암·대장암·담낭질환), 이비인후과(갑상선암·인두암·후두암·침샘종양 등), 흉부외과(폐암·식도암·흉선질환·종격동종양) 등이며 성빈센트병원은 향후 적용 질환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로봇·복강경·흉강경 이용, 최소침습수술=성빈센트병원은 ‘적은 통증’, ‘작은 흉터’, ‘빠른 회복’으로 설명할 수 있는 최소침습수술을 국내 도입 초기라 할 수 있는 1991년부터 시작했다.

특히 1996년 2월에는 직장암에 대한 복강경 항문괄약근 보존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켰다. 위암 수술도 국내 위암 복강경 수술 도입 초기인 1997년부터 시작했으며 간담췌, 산부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에서도 복강경 수술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2006년에는 동양 최대 규모의 최소침습수술센터를 열었으며, 현재까지 수많은 임상 노하우를 쌓았다. 또 국내뿐 아니라 러시아·일본·중국·카자흐스탄 등 해외 여러 의료진들에게 성빈센트병원에서 최소침습수술 노하우를 전수한 바 있다.

성빈센트병원 관계자는 “최소침습수술을 선도해 온 성빈센트병원은 전통을 바탕으로 한 단계 발전한 수술 방법인 로봇 수술 분야에서도 새로운 전통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택병원
퇴행성 관절염의 최후 치료법은 인공관절(치환)수술이다. 이 수술 또한 의사의 손을 대신하는 로봇이 있다.

이춘택병원의 ‘로보닥’을 이용한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2002년 10월 국내 처음이자 세계에서는 독일·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수술에 성공했다. 최근까지 수술 사례만 9천 회(례)를 돌파, 로봇 인공관절수술 분야의 선두 주자다.

이춘택병원에서 이렇게 많은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할 수 있었던 건 꾸준한 연구개발 덕분이다.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인공관절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은 당시에는 최고였지만, 절개 범위가 넓고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며 미국인의 체형에 맞게 설계됐다는 등의 단점을 갖고 있었다. 이에 이춘택병원은 병원 내에 로봇관절연구소를 개설,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법과 정확하고 신속한 절삭 경로와 정합시스템 개발로 수술 시간을 단축시켰다. 여기에 로봇으로 인대 균형까지 맞출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특허권이 2개다.

로봇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새로운 정합시스템 개발이다. 정합은 수술하게 될 환자의 뼈 위치를 로봇에

   
 
게 알려 주는 과정으로, 종전 90여 개의 포인트를 찍어야 했던 번거로움을 극복하고 23개의 포인트만 찍으면 되게끔 프로그램을 간소화시켰다.

또 로봇의 수술용 커터에 대한 절삭 속도를 빠르게 했다. 종전보다 3배 빠른 회전과 절삭 경로를 단순화해 수술 시간을 단축했다. 종전은 뼈를 자르는 커팅 시간만 30분 걸렸지만 현재는 9분대로 더욱 안전하다.

90분 정도 걸리던 전체 수술시간은 30분 가량 단축시킨 50분대로 줄여 수술 과정 중 감염률과 출혈량이 현저히 낮아졌다.

이춘택병원 이춘택 원장은 “손으로 하는 기존의 인공관절수술은 3~6개월 정도 후에 일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하면 회복이 빠르고 재활 기간이 짧기 때문에 1개월 후부터 활동이 가능하며 수술 4시간 후면 간단한 보행도 가능하다”며 “양쪽 무릎의 수술을 받을 때도 기존에는 한쪽 수술 후 휴식기간을 가져야 했지만,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동시에 양쪽을 할 수 있어 환자에게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킨다”고 말했다.

#윌스기념병원
척추수술은 등을 통해 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관념을 깬 치료법이 있다. 윌스기념병원이 시행 중인 ‘전방(복부) 경유 척추유합술’로, 이 병원은 2002년 개원 이후 최근까지 1천790여 명의 환자를 이 수술법으로 치료했다.

윌스기념병원의 ‘전방(복부) 경유 척추유합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법인 만큼 국내에서 소수의 병원만이 시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 대표 우수의료기술(보건복지부 선정)’로 채택되기도 했다.

윌스기념병원 이동찬 부원장은 “이 수술법은 등이 아닌 배를 통해 인공디스크를 넣는 고난도 수술”이라며 “척추 주변 근육이 손상되지 않고 출혈이 거의 없으며, 평균 입원 기간과 일상 복귀가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수술법 중 하나인 ‘전방요추간유합술 및 고정술’은 배꼽 주변을 5㎝ 정도만 절개해 인공디스크를 척추까지 보낸다. 이 과정에서 인공디스크는 대동맥이나 신장 등 중요 장기의 바로 옆을 지나가기 때문에 반드시 숙련된 전문의가 수술해야 한다. 척추에 도달한 인공디스크는 네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나사못으로 고정한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해 보니 평균 입원 기간은 5~8일이었고, 수술 후 4~8주 내에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동찬 부병원장은 “이 수술에 대해 꾸준히 관련 논문을 내고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는 병원은 대학병원을 포함해 국내 10곳 미만으로, 윌스기념병원에는 1천 건 이상을 실시한 전문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리가 아프다고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허리질환 환자의 90% 정도는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로 회복된다.

윌스기념병원은 지난해 11월 비수술 치료법인 ‘풍선확장술’을 국내 척추전문병원으로는 최초로 도입했다. 이 치료법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척추관협착증에 효과가 있는 치료법으로, 특수바늘 끝에 풍선 확장 기능을 달아 유착이 심한 곳을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