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경찰은 “DNA 시료가 유병언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으며, 오른손 지문 확인 결과 유병언이 맞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유 씨 시신이 맞다면 유 씨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된다.

 결국 장기간에 걸친 수사가 아무런 결과도 없이 변사체 발견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력에 있어 여실히 무능을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되는 오명을 남겼다.

주민 신고에 의해 시신을 발견한 경찰의 초동 수사 미흡이 시간 낭비의 결과만을 초래했다. 변사체가 유 씨 은신처로 유력시 되고 있던 순천시 인근에서 발견됐음에도 유 씨와 연관시키지 못하고 단순히 일반 변사처리한 것이 경찰의 가장 큰 실수다.

경찰은 가장 기초적인 수사 능력도 갖추고 있지 못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초동 단계를 놓침으로 인해 시신 발견 현장 보전도 못했을 뿐더러 주변 증거 취득에 있어서도 실기를 했다.

40일이 걸렸다는 발표에 시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도 시민들은 검찰을 믿어왔다. 하지만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던 검찰은 경찰이 “유 씨 시신이 맞다”라고 발표하기 하루 전에야 알았다 한다.

검찰은 시신이 발견된 날 유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 법원으로부터 장장 6개월짜리 영장을 발부받았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검경 공조체제다. 검경 공조 수사는커녕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유하고 있지 않았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수사는 정보다. 정보 없이 그 많은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이다. 시민에게 실망만 준 수사였다. 그 많은 날들을 아무 단서도 잡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했다. 군까지 동원하는 사상 초유의 검거작전을 펴고도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한 책임이 크다.

이제 유 씨의 시신이 맞다면 타살인지, 자살인지, 아니면 자연사했는지 사인을 반드시 밝혀야 하겠다. 타살일 경우 누가 왜 살해했는지 그 경위를 밝혀야 한다.

그동안 많은 측근들의 조력을 받으며 도피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유 씨다. 조력자의 변심으로 타살됐는지 등 숱한 의혹만 남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검사 결과가 남았지만 유 씨 시신이 맞다면 반드시 사인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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