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진 과천소방서 119구조대장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바캉스 시즌이 돌아왔다. 바캉스란 단어는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 어원을 두고 있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의 의미로 쓰여 왔으며, 프랑스에 들어오면서 휴가라는 말로 고정됐다.

휴가의 의미는 현대인의 도시적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산의 고요함, 계곡에서 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속에 발을 담그는 평온함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 뛰어들고 싶다는 상상은 누구나 꿈꾸고 있는 욕구의 일부분이며 떠나기 전부터 설레게 하는 것들이다.

지친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재충전의 기회로 생각하고, 자신의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즐거워야 할 휴가가 자칫 들뜬 마음과 준비 부족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연간 150명 정도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교통사고, 화재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많은 것이다.

특히 여름철 짧은 기간(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고 주요 원인을 분석해 보면 수영 미숙, 음주수영 등의 순으로 대부분이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킨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산과 계곡을 휴가철 장소로 계획했다면 여름철의 불청객 ‘국지성 호우’를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계획 전 일기예보 등 날씨 정보에 귀 기울여 미리 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안전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이겠다.

 부득이 집중호우로 고립되는 상황에 처했다면 침착하게 행동하고, 대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무모한 행동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또한 갑작스럽게 물속으로 뛰어드는 행위는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므로 반드시 사전 준비운동을 통해 몸을 보호해야 한다.

 만약 주위에 의식 없는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119에 신고를 하고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줘야 한다.

우리의 삶은 결코 안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도처에 위험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여름휴가철 물놀이를 떠날 때는 목록 중에 안전도 함께 꼭 챙겨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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