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를 진행해온 최재경 인천지검장이 검찰의 부실수사 여론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24일 인천시 남 구 인천지방검찰청 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최재경(51) 인천지검장이 24일 퇴임식을 끝으로 27년에 걸친 검사 생활을 마감했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이날 유 씨를 잡기 위해 꾸려졌던 특별수사팀 지휘부(김회종 2차장검사, 정순신 특수부장, 주영환 외사부장) 3명의 간부검사도 책임을 통감하며, 최 지검장에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최 지검장은 “오로지 내 책임으로, 심기일전해 도망간 범죄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지검장으로서의 마지막 지시를 내린 뒤 사표를 반려했다.

최 지검장은 전날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먼저 사의를 표명하고 이날 오전 9시께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23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의 언론 브리핑을 자청, 지난 5월 25일 순천 별장 압수수색 당시 유 씨가 별장 내부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는데도 놓친 사실을 공개한 직후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임식에 앞서 최 지검장은 인천지검 기자실을 찾아 “유 씨를 살아있는 상태로 체포해 법정에 세웠어야 한 사명을 100% 완수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며 “유대균, 혁기 형제 검거 등 남은 수사가 빨리 마무리될 수 있게 수사팀에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지검장은 이날 오전에는 지검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제목으로 “특수검사로 거악과 싸운다는 자부심 하나 갖고 검찰의 전장을 돌고 돌다보니 어느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 지검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거쳐 중수부장이 된 대표적인 특수수사통이다.

이후 전주·대구지검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12월 인천지검장으로 취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유 씨 일가와 측근 비리, 해운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지난 5월 25일 유 씨가 은신한 순천 별장 압수수색 당시 유 씨가 나무벽 안에 숨어 있었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에 앞서 뒤늦은 금수원 압수수색, 이후 변사체로 발견된 유 씨를 미리 확인하지 못해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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