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은 맞지만 사인은 알수 없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소재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브리핑에서 내린 결론이다. 이에따라 유씨의 사망 원인과 경위는 결국 미궁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5일 “독극물 분석과 질식사, 지병, 외력에 의한 사망 여부 등을 분석했으나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 감정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과수는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유씨의 시신을 지난 22일 서울분원으로 옮겨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부검과 약독물 검사 등을 진행해왔다.

 국과수는 독극물에 의한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씨의 간과 폐, 근육 등 감정물을 일반독물과 마약류, 케톤체류 등으로 감정했다.

 그 결과 간과 폐는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고 근육은 케톤체류의 경우에만 음성반응을 보였으며 나머지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 원장은 또 목 등 질식사 가능성, 지병 등에 의한 사망 가능성, 멍 등 외력에의한 사망 가능성 등을 모두 분석했으나 시신이 심하게 부패하고 내부장기가 소실된 탓에 사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인 분석에서 뱀 등 맹독성 동물에 의한 중독 또는 약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아 배제됐다.

 서 원장은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수거한 증거물들에서 DNA를 분석한 결과 소주병과 스쿠알렌병에서 유씨의 DN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씨 주변에서 발견된 술병들에서는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 원장은 부검을 통해 확인한 좌측 대퇴골 길이와 추정 신장, 왼쪽 둘째  손가락 끝마디 뼈 결손, 치아 및 DNA 분석 결과 변사체가 유씨가 맞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사인 감정에 참여한 이한영 중앙법의학센터장은 “일반적인 부패 시신이라도 사인 규명이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유씨 같은 경우는 너무 많은 조직이 손실돼 사인을 규명할만한 실마리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1차 부검 시신과 2차 부검 시신이 다르지 않느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치아와 두개골을 비교한 결과 동일인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또 유씨가 5월 25일 이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을 때 불과 17∼18일 만에 반 백골화 상태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에 대해 외국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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