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고양시 구간 북한산성 성곽 단면을 발굴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려시대 축조된 중흥산성으로 유력하게 추정되는 성곽 일부를 발 견, 31일 언론에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중흥산성 성벽 일부가 발견된 경기도 고양시 부 왕동 암문 인근의 북한산성 절개면.

사적 제162호 북한산성이 기존에 알려진 축성 시기보다 400~500년 더 앞 선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산성 성벽 아래에서 고려시대 지어진 산성이 최초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연구원은 31일 북한산성에 대한 성벽 발굴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북한산성 성벽에 대한 최초의 발굴로, 조사대상은 대서문~수문 구간과 부왕동암문 구간의 성벽 절개지 3곳과 군 초소인 성랑지 4곳에 대해 진행했다.

이번 발굴조사의 성과는 북한산성의 축성방법에 대한 규명뿐만 아니라, 1711년(숙종37년) 축성한 현재의 북한산성 성벽 아래에서 기록으로 전해진 고려시대에 축조된 중흥산성의 일부가 확인된 점이다. 이에 따라 북한산성의 최초 축성 시기가가 400~500년 정도 앞당겨졌다.

또 북한산성 내에 143곳에 설치된 것으로 ‘북한지’에 전하는 군 초소를 발굴해 조선후기 군 초소의 실체를 밝혀냈을 뿐 아니라 향후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

여기에 여장을 따라 설치됐던 회곽로를 확인해 당시 성벽 위에 설치됐던 순찰로의 구조와 형태를 실증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이같은 성과는 북한산성의 가치를 한층 높여 향후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현재 북한산성은 탐방객들이 등반 중 휴식할 공간이 없는데, 북한산성의 원형을 정확히 파악해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휴식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북한산성은 연인원 500만 명이 찾는 수도권의 명소임에도 탐방객들 대다수는 그 실체와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른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북한산성이 지닌 역사적, 문화(재)적 가치를 살려 풍부한 문화콘텐츠 개발과 진정성 있는 문화재 정비 및 복원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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