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행상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서 공로를 조사해 크고 작음에 따라 서열을 매겨 상을 주는 일이다. 중국 위나라 황제였던 조예가 오나라 손권의 침공을 막아낸 뒤 신하와 장수들의 공적을 조사해 포상한 것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논공행상의 형평성을 따져 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논공행상을 잘하면 좋지만 공정하지 못하면 군신 간의 신뢰가 떨어지고 나중에 가서는 큰 분란을 초래한다.

후한의 광무제 유수는 논공행상을 잘해 삼국을 통일하는 원동력이 됐다. 유수는 후한을 세우는 데 공적을 올린 신하들에게 4개 현의 조세를 대대로 받을 수 있는 식읍을 상으로 내렸다.

유수는 반대하는 신하에게 “나라가 망한 것은 무도했기 때문이지 공신에게 준 식읍이 많아서가 아니었다”고 설득했다. 이 같은 유수의 노력에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 신하가 없었다.

 반면 진나라 항우는 논공행상을 잘 못해 나라를 잃었다. 항우는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유방 등 18명의 부하를 지방의 왕으로 봉했다. 하지만 항우의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은 유방이 결국 항우를 멸했다.

이처럼 역사 이래 인사가 만사라고 해 논공행상은 중요한 일이지만 민선6기 시대가 시작되면서 또다시 논공행상이 재현되며 잡음이 일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게 논공행상으로 당선에 공이 있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대가를 주는 것으로, 신임 단체장이 선출된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를 둘러싼 자리다툼 시비가 무성하다.

이달 들어 평택시에서도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한 인사는 별정 7급 대우는 격에 맞지 않는다 불만이고, 체육회와 송탄공단 사무국장, 노인복지센터와 국제교류센터 이사장, 수련원장 자리는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의 내정설이 돌며 논공행상 시비가 일고 있다.

선거로 선출된 공재광 시장의 입장에서 후보시절 선거를 도운 공신들을 챙기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적인 일이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인지상정일 수 있다.

 더욱이 자질을 갖춘 인물이라면 선거캠프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인선에서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논공행상에 따른 잡음이 일면 지역사회에서 분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지자체의 인사권은 단체장에게 있지만 공 시장은 민선 6기의 성공을 위해서는 평택시민이 늘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논공행상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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