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연천경찰서 정보보안과 보안계장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통일된 용어를 사용해 차별화된 인식을 불식시키고 안정된 정착을 도와주는 계기 마련이 필요함에도 부정적 시각이 대두되는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함으로써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은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식량 사정 악화를 계기로 꾸준히 증가하기 시작해 1998년 이전의 경우 국내 입국자가 947명에 불과하던 것이 2011년 2천706명, 2012년 1천502명, 지난해에는 1천514명으로 현재 3만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포용해야 될 중요한 사안이다.

처음에는 대한민국의 품을 찾아온 북한 주민들을 ‘귀순자’(歸順者), ‘귀순용사’(歸順勇士)라고 불렀다가 북한을 이탈해 남한으로 들어오는 주민이 늘어나자 ‘탈북자’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법률상 용어인 ‘북한이탈주민’(1997년 1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대신해 2004년 통일부에서 국민의 의견 수렴을 거쳐 2005년 초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새터민’이라는 순우리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당시 일부 탈북단체들은 새터민에 대한 용어 자체가 생소한데다 북한의 눈치를 본 용어라며 자유를 찾아온 정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했으며,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당사자들에게까지도 호응을 얻지 못했고 최근에는 ‘탈북민’이라는 용어로 통일시키려고 하나 여전히 혼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이탈주민, 탈북자, 북한이주민, 새터민, 탈북민 등 용어 자체가 너무 혼용되다 보니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제는 남한사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혼용되는 용어를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통일된 용어로 정리해서 사용돼야 할 것이다.

혼용되는 북한이탈주민을 지칭하는 수 개의 명칭에 대한 용어 정리라는 조그마한 배려가 북한이탈주민의 위화감과 사회적 불평등을 다소나마 해소해 우리 사회의 안정적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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