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영일 그린스타트인천네트워크 사무국장

 낮에는 야외활동을 피하던 시민들이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아서야 야외활동을 시작한다. 운동장과 동네 공원은 산책과 운동에 나선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건강관리 차원에서든 자랑하고 싶은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걷고 달리고, 운동기구를 이용하며 흐르는 땀을 마다않는다. 한발 더 나아가 돈을 들여서라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동 지도를 받는 이들도 많다.

예전에야 운동이란 것이 여유 있는 사람들의 사치이거나 몸을 써야 하는 직업인의 전유물 같았다. 지금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게으르며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일 것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도 있다. 문제는 땀 흘려 힘들게 운동을 하고 난 다음이다. 앞의 열성은 어디 가고 사람들은 짧은 거리를 걷기보다 차량을 이용해 이동한다. 한 층을 움직이더라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단보다는 당연히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내린다. 묘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

만일 우리가 일상적인 활동과 신체행위를 통해 운동을 하고 건강을 챙길 수 있다면 그건 아마도 기계가 대신 해 주던 그 무엇, 기계에 의존해 왔던 그 무엇, 또 우리 몸이 낼 수 있는 힘이 아닌 전기의 힘을 이용했던 그 무엇을 포기하는 순간일 것이다.

# 다이어트 열풍 속 음식물쓰레기 연간 20조 원 이상
식이요법(다이어트)이 별스럽지 않은 시대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체육인, 의사와 같은 전문가의 이름을 내걸고 동영상으로, 책으로, 캠페인으로 ‘얼짱’ 못지않은 ‘몸짱’을 세뇌한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당연히 어떤 음식이 몸에 좋으며 나이와 상황에 맞는 건강식단, 프로그램, 타인의 경험과 성공적인 사례들이 회자된다. 기본적으로 과식하기보다는 조금씩 먹는 습관, 폭식보다는 일정하게 먹는 습관이 강조된다.

식이요법 역시 남녀노소가 없다. 특정인에 국한한 현상도 아니다. 그런데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1일 1만3천37t이고 처리하는 데 연간 8천억 원의 비용이 든다. 음식물쓰레기를 경제적 가치 손실로 환산하면 연간 20조 원 이상에 이른다. 환경적 피해는 돈으로도 계산이 안 될 지경이다.

각종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음식물쓰레기는 줄어들 줄 모른다. 음식물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가정 식탁에서 나온다. 그 다음이 음식점이다. 음식물은 넘쳐나고 미처 소비되지 못한 음식물은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적게, 필요한 것만 먹는 습관이 칭송되는 시대에 기묘한 현상이다. 다이어트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자리매김한 이 시대에.

# 웰빙은 웰빙, 술·담배는 꾸준히
뜨거운 건강 바람에 운동과 다이어트가 일상이 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정작 건강에 위협이 되거나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술·담배에는 너무 관대하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15세 이상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9.16L(비공식 소비량 포함)라고 한다.

소주 등 증류주가 6.07L, 맥주 2.01L, 와인 등 기타가 1.04L다. 순수 성인만 생각한다면 1인당 술 소비량은 더욱 늘 수밖에 없다. 한국인 술 소비량이 러시아의 2배라는 이야기도 있다. 담배도 문제다. 연간 성인 1인 1천958개피의 담배를 태워 없앤다는 자료가 있다. 이는 세르비아·불가리아·그리스 등에 이은 세계 13위 성적이란다.

국가와 의료계, 시민단체에서는 금주·금연에 대한 캠페인에 매우 적극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현상 세 가지를 빌려 이제 질문을 해 보고자 한다.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고 가속화될 텐데 앞으로 어떤 사람이 오래 살아갈 가능성이 높을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알맞은 양의 음식을 꾸준히 먹는 사람과 온갖 편의를 누리면서 폭식하고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든 사람. 다음 질문, 뚜렷해진 기후변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어떤 습관을 가진 사람이 건강할 가능성이 높을까? 술·담배를 멀리하면서 조금 불편해도 잘 참고 서두르지 않으며 더위와 추위에 강한 사람과 술·담배와 친하면서 성질 급하고 참지 못하며 약간의 더위와 추위에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 마지막 질문, 어떤 사람들이 많아야 사회와 공동체가 행복하고 건강할 가능성이 높을까? 앞의 두 가지 질문의 답에 힌트가 있다. 이제 독자 여러분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절대 어렵지 않은 정답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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