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2학기부터 학력수준 파악을 위한 초등학교의 중간·기말고사를 수행·서술형 평가로 전환한 데 대해 인천시 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반대 성명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열린 교육이 본격화된 이후 학교에서의 성적평가는 개성과 창의력을 죽이는 제도라며 지탄을 받아왔다.

하지만 기초학력 형성 시기인 초·중학교는 총괄평가와 진단평가가 필요하며,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것과 학력평가를 실시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교총은 시교육청의 평가 방식 전환은 기초·기본교육을 약화시키는 비현실적 평가라는 주장이다. 초등학생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은 사실적 지식의 습득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기초·기본지식도 없는 가운데 생기는 것은 아니다.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진단, 파악하고 수준에 맞는 교수·학습을 통해 학력 신장을 도모하는 것은 교육당국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학생이 도달해야 하는 학업수준과 목표를 위해 교사 간 협력수업과 평가로 공통 출제한 중간·기말고사를 일제고사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시켜 공론화 과정도 없이 폐지시키는 것은 학력수준 파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평준화 정책을 지지하는 일부 교육 관계자들은 지식편중 교육이 우리 교육을 망쳤다며 과거 교육 방식을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쟁력의 밑바탕이 된 것은 과거 우리 교육의 성과에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공교육이 붕괴된 원인은 일부에서의 주장처럼 지나친 지식편중 교육이 아니라 제대로 지식 교육을 하지 못한 데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만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국제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선진 국가들은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기적인 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적정한 학력수준의 유지를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학력평가는 교수·학습 과정의 일환으로 학교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교사의 평가권 강화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진로 지도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학생이나 학부모 등의 교육수요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사들은 평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평가 방식을 교육감 단독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공청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국제 경쟁력의 척도가 교육경쟁력에 달려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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