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건물 신축공사장에서 크레인이 전복돼 옆 건물 담장과 에어컨 실외기 3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인천에서 출근시간 회사 사무실이 밀집한 이면도로에서 타워크레인이 전복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는 차량과 행인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도심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해 당국의 철저한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오피스 등 사무실이 밀집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시청 앞 이면도로에서 27m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작업 도중 넘어지면서 인근 삼성화재 건물을 덮쳤다.

이 사고로 타워크레인과 연결된 수평 방향의 40m 길이의 붐대가 꺾여 주변 도로를 막고 쓰러져 일대 교통이 통제됐으며, 주변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8대가 부서지고 대리석 파편이 인근 주차장으로 날아들어 일부 차량이 파손됐다.

사고는 ㈜룩소르가 시공하는 오피스텔 건축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작업 도중 모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기계 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현장 근로자들은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 책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와 안전공단도 이곳 현장 타워크레인 설치 과정에서 ‘건설기계 안전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없는지 조사에 나섰다.

인천에서는 지난 2월에도 남동인더스파크에서 50t 규모의 대형 크레인이 작업 도중 인근 LPG충전소 쪽으로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유관기관 협조는 전혀 되질 않았다. 지자체인 남동구는 책임을 노동부 산하 안전공단으로 떠넘기고 있고, 안전공단은 안전사고 발생 원인을 두고 노동부를 탓했다.

또 사고 현장에는 경찰만 출동하고, 소방과 건설 현장 안전담당인 노동부 등은 오후 3시 정도가 돼서야 늑장 출동하는 등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보였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기관이지 승인이나 검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 구청에서 책임을 떠넘기면 되겠느냐”며 “이번 사고로 건축이 중지됐고, 명확한 원인을 파악해 보고하면 노동부에서 문제점을 확실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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