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구석까지 스며든 ‘동네조폭’을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선 인천경찰이 무리하게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생활법치’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신임 강신명 경찰청장이 ‘동네조폭 소탕 100일 작전’을 벌이겠다고 한 지 보름도 채 안 돼 300여 명 가까이 잡아들였지만 이 중에는 단순 폭력범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17일 인천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온몸에 문신을 새기고 자국민을 상습적으로 협박하거나 집단 폭력을 행사하며 금품을 뜯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로 태국인 나모(3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나 씨 등은 돈을 벌기 위해 입국, 지난 7월 6일 오전 2시 24분께 부평구에 소재한 태국인이 운영하는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자국민 3명을 폭행하고, 문신 등을 보이며 업주를 위협해 술값 530만 원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계양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2개월에 걸쳐 노래방에 손님을 가장, 도우미와 술을 주문한 뒤 “불법 영업을 신고하겠다”며 업주를 협박해 18차례에 걸쳐 모두 300만 원을 빼앗은 혐의로 황모(23)씨를 구속했다.

이 밖에도 인천경찰청 금융범죄수사팀은 이날 지역 내 혼잡 도로에서 경미한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에게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 보험 처리케 하는 수법으로 10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뜯어낸 혐의로 최모(38)씨 등 5명을 구속하고, 15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인천경찰이 입건한 동네조폭만 169명에 달한다.

앞서 인천경찰은 15일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각종 이권에 개입한 ‘동네조폭’ 125명을 검거했다. 이 중에는 폭력조직과 전혀 상관없는 아파트 입주자대표 33명과 어린이집 원장 14명도 포함돼 있다.
경찰청은 ‘동네조폭’의 판단 기준을 ‘지역주민을 상대로 한 폭력·갈취 범행으로 상습성이 인정되는 자’로 명시했다.

그러나 이날 인천경찰이 검거한 동네조폭 가운데는 무면허 운전 등 경미한 전과 1~2범이거나 술집에서 단순히 시비가 붙어 붙들려 온 사례도 있어 실적 부풀리기란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동네조폭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다 보니 일부 검거실적에 다소 과하게 용어를 적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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