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중국 한무제(漢武帝) 때로, 동물 가죽 등을 사용한 가죽화폐가 사용됐다. 그 후 종이가 발명됨에 따라 화폐는 점차 종이로 만들어졌다.

오스트리아는 1762년 처음 지폐를 발행했을 때 손으로 한 장, 한 장 그려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전쟁비용 조달 때문이었다는데, 지폐를 만드는 비용이 더 들었다고 한다.

이후 인쇄기로 지폐를 대량으로 발행했으나 위폐가 나오기 시작했고, 대량으로 찍어내는 전문 조직까지 생겨났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위조지폐 사건은 광복 직후인 1946년 공산당의 조선정판사(朝鮮精版社) 사건이다. 이는 남조선노동당이 당시 한국은행권의 지폐 원판을 도용해 대량으로 위조지폐를 발행,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려던 계획이었다.

외국에서도 세계 2차대전 때 나치스 독일의 정보선전장관 H.히믈러가 세계 경제의 혼란을 노려서 미국의 달러, 영국의 파운드를 위조해 주로 영국의 식민지에 사용한 안드레아스계획이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내 한 새마을금고에서 위조된 5만 원권 지폐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시가로 따지면 6천700만 원에 달한다. 국내 한 화장품업체가 홍콩에서 물품 대금으로 받은 건데, 돈다발 사이에 진짜 돈과 가짜 돈을 교묘히 섞어 놓았다고 한다.

24일(현지시간)에는 이탈리아 경제경찰이 남부 마르치아니제 지방에서 매우 정교하게 제작된 약 1천700만 유로(약 226억여 원) 상당의 위조지폐를 압수했다고 스위스 일간 르 마땅이 보도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어느 나라나 나도는 위조지폐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일반인들도 첨단 기술 장비를 통해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위조지폐를 만드는 방법이 상세하게 나와 있고,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에 능숙하면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다.

위조지폐는 국가 경제질서에 엄청난 혼란을 부르기 때문에 어떤 범죄보다 처벌이 엄해야 한다.

또한 위조지폐를 만드는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제재해야 하겠다. 대부분 이러한 사이트를 보고 만들거나, 호기심이나 순간적인 유혹에 모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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