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구 문학경기장에서 29일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경기를 마친 남북 선수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여자축구 결승 티켓을 놓고 펼쳐진 남북 대결이 이념과 체제를 넘어 하나되는 평화와 협력의 장이 됐다.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에서 남한과 북한이 맞붙어 북한이 2-1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승부를 떠나 1천 명의 남북공동응원단을 포함해 많은 시민이 같은 민족으로서 열렬한 응원을 보내며 가슴 뭉클한 순간으로 기록됐다.

특히 인천시민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경남에서 구성된 공동응원단 80여 명도 응원에 힘을 보탰다.

시민은 관중석 중간에 자리를 잡은 남북공동응원단의 응원에 맞춰 ‘세계 최강, 원코리아’, ‘남북 선수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목청을 높였다. 이들의 한 손에는 한반도기가, 다른 손에는 ‘우리는 하나’라고 쓰인 응원 풍선이 쥐어져 있었다.

특히 공동응원단 바로 맞은편 관람석에는 응원 온 40여 명의 북한 임원이 자리해 마주 보면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시민들은 볼 경합을 하던 중 쓰러진 북한 선수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고, 특히 전반 35분 북한의 리예경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자 마치 우리가 골을 넣은 듯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경기를 마친 이후에도 감동의 순간이 이어졌다.

북한 선수들이 공동응원단의 응원에 보답하는 표시로 관중석으로 와서 손을 흔들었고, 응원단도 더 큰 박수를 보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신규철 공동집행위원장은 “남과 북이 경쟁하는 것이지만 경기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한마음, 한뜻으로 여자축구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북한 선수들을 응원해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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