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한글날 공식 행사가 여주 영릉에서 열려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주시의 건의에 대해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한글날 행사를 여주시에 일임한 후 여주시의 각종 건의를 묵살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일 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정부와 경기도에 한글날 행사와 관련, 건의문을 전달했다.

시는 정부 건의문에서 “한글날 행사를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릉에서 국가 주관 행사로 개최해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위대한 세종 정신을 재조명, 법정공휴일로 제정된 한글날을 맞아 전 국민이 세종대왕과 함께하는 뜻깊은 경축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같은 건의는 지난해부터 한글날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세종대왕의 능이 있는 여주에서는 한글날 공식 행사가 여주시 주관 행사에 머물고 있는 데 대해 지역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

시는 이 같은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해 한글날 행사가 정부 주관으로 개최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시는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같은 내용의 건의문를 제출한 바 있다.

시는 경기도에도 2006년까지 한글날 행사가 경기도 주관 행사로 개최돼 오다 2007년부터 여주시 주관으로 격하된 데 대한 아쉬움을 담아 한글날 행사를 최소한 경기도 주관으로 치르고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7월 초와 9월 말께 요청했다.

하지만 건의한 지 3개월이 되도록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시에 답신조차 보내지 않았고, 도는 도 주관 개최 및 지원 확대 건의에 대해 “한글날 문화행사는 여주시의 특화된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하므로 여주시 주관으로 개최되는 게 맞다”고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원경희 시장은 “한글날 행사가 여주시의 지역 행사로 머물고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국가 공휴일 재지정에 걸맞게 한글날 행사가 세종대왕릉 일대에서 개최돼 한글 창제의 의미를 전 국민이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지난해 한글날 하루에만 영릉을 찾은 관람객이 4만5천 명에 이르는 등 한글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올해 한글날 행사를 대부분 영릉으로 옮겨 개최하는 등 한글 창제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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