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제17회)’가 4일 폐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79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84개를 획득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부산·도하·광저우·인천 대회까지 5회 연속 아시아 2위 자리를 수성한 거다.

게다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모든 회원국(45개국)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세계신기록 17개를 경신했다. 광저우 대회(세계신기록 3개, 세계타이기록 1개)보다 4배 이상 늘어 기록 면에서도 대성공이었다.

북한 선수들도 종합 7위(금 11, 은 11, 동 13)의 성적을 올렸다. 12년 만에 10위권 진입을 달성했고 세계신기록도 5개나 세우는 등 약진했다.

고무된 북한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 등 최고위급 대표단을 폐회식에 파견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남측이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남북 공히 인천 대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반면 대회 운영을 맡은 조직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다르다. 4년 후에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을 걱정하고 있다.


# 국제스포츠행사, 적자가 기본?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적자 예상했고 실제 수익은 100억 달러 부채. 1988 서울 올림픽, 3천360억 원 수익 예상했으나 9천494억 원 적자.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300만 달러 수익 예상했으나 61억 달러 부채.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2천800억 달러 수익 예상했으나 110억 달러 부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10억 달러 수익 예상했으나 50억 달러 부채. 보도자료에서 밝힌 수익과 실제 수익 간의 차이다.

지난 8월 중순 ‘2014스포츠산업포럼’에서 발제에 나선 송석록 경동대 교수의 분석 결과다. 그는 50조 원을 투입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도 경제효과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한 토론자의 주장처럼 “이제 국제스포츠행사는 적자를 전제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가 보다.

송 교수는 관광객 유치나 경기장 활용에서 경제적 해법 찾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지역사회와 연계된 올림픽 유산(legacy)을 어떻게 경제적 부가가치로 승화할 건지를 고민할 때라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어떤 대회로 남을까? 사후 대회 활용 방안은 어찌해야 하나?

국제대회 성공 여부는 크게 ▶개최국 성적 ▶관중 열기 ▶대회 운영 능력 등의 잣대로 평가한단다. 대회 기간 언론 보도를 살피면 대회 내용이 성공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반해 대회 운영의 경우 ‘엉망진창’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일부에선 ‘저(低)예산 대회’를 치르다 보니 운영이 미흡했다고 평가하는가 보다.

그러나 인천시민이 느낀 것과는 간극이 크다. 오히려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파견 공무원과 인천시 파견 공무원으로 구성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의 불협화음 등 내부적 갈등에 주목한다.

당장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개·폐회식 행사에 인천의 정체성을 담고자 지역의 문화예술인 및 기업 참여를 요구했지만 정부 파견 공무원에게 팽(烹)당하고 말았다. ‘한류 개회식’, ‘꺼진 성화’ 등 운영 미숙은 이미 예견된 거였다.

이는 그들이 의사결정의 정점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2002년 부산 대회를 거쳐 인천 대회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 운영까지 바라보는 ‘떴다방’처럼 보인다. 한 기자가 조직위 관계자에게 ‘사후 경기장 활용 방안’을 묻자 “인천시에 물어보라”고 했단다.


# 국제대회, 정체성 찾기가 관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시점(2012년)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대회 참여 및 자원봉사 참여’ 의사를 묻자 불과 25.9%만이 참여하겠다고 답했단다.

‘김연아 선수’를 앞세워 정부가 주도해서 유치한 행사치고는 의외의 결과다.

결국 지역주민의 자발성에 기반을 두고 지방과 중앙정부가 협력해서 지역 정체성을 찾아 나갈 수 있는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치러야만 성공할 수 있다.

더 이상 중앙집권적 시각으로의 접근은 설 자리가 없다. 이제 떴다방식 조직위원회가 종말을 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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