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영화초등학교(동구 창영동)는 122년 전 인천시민들이 삯바느질과 삯빨래로 낸 헌금으로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사학이다. 인천항 개항 후 다양한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도 서구식 신교육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신교육의 선두에 있었던 학교가 바로 이곳이다.

1892년 존스 목사는 중구 내동 내리교회를 보살피던 아펜젤러에 이어 2대 목사로 부임한 뒤 감리교 여선교부도 이화학당의 마거린 벤젤을 이 교회에 파견했다.

파견된 이들은 같은 해 4월 내리교회 안에 성경 공부를 비롯해 신교육을 펴는 ‘매일(daily)학교’를 설립하게 되는데, 이 학교가 바로 우리나라 최초 서구식 초등교육기관인 ‘영화학당’이다.
영화학당은 중등학교로 발전된 배재학당·이화학당과는 달리 초등학교로 발전됐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처음 영화학당은 1895년 고작 학생 2명이 늘 정도로 순탄치 않았다. 1904년 존스 목사가 어려운 학교 운영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자선사업가 콜린스에게서 1천 달러를 기부받아 그해 11월 중구 경동 싸리재에 벽돌로 된 단층 교사(校舍)를 신축했다.

   
 
이때부터 영화학당은 인천의 유지와 교원들로 구성된 의사회(議士會)의 도움을 받아 학생 단발, 검정색 교복 착용 등 개화에 앞장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11년 현재 영화초 자리에 2층 벽돌집 교사를 마련·이전하고 1913년에는 강당까지 건립, 명실상부한 인천의 명문 초교로 발돋움했다.

1930년대 영화소학교, 영화국민학교 등을 거쳐 1996년 현재 ‘영화초교’로 교명이 바뀌었고 2011년 공립초교에서 정년퇴직한 안태홍(65)교장이 부임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영화초 교직원들은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 수업이 즐겁고 재밌어 등교가 기다려지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혁신교육의 선구자에서 이제는 ‘미래형 혁신학교’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 기독교 신앙 바탕의 인성교육
영화초는 신앙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기독교 학교로, 주변의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 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각종 자치활동(리더십)과 친절, 나눔, 봉사정신 등을 생활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홀리키즈’를 창단하고 청결·정직·질서·겸손·친절·나눔·섬김의 7가지 기본 정신을 중심으로 21세기를 이끌어 갈 영적 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다.

   
 

또 꿈이 있는 음악회, 뮤지컬 공연, ‘아빠와 함께’ 프로그램 등 자녀와 함께하는 부모교육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어머니기도회모임(밀알기도회), 아버지기도회모임(기드온기도회), 학부모총회(하나되게 하소서), 전문가 초청 학부모 교양강좌 등을 운영하고 있다.

# ‘말하기’ 중심 영어·중국어 교육
영화초는 학생 수 대비 영어교사(원어민교사 포함)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원어민교사(4명)와 국내 영어전문교사(3명) 등 총 7명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영어를 겁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미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을 모두 영어로 수업하고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탄탄하다. 물론 국어 등 다른 과목의 공부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매일 실시하는 ‘영화 창의학습지’는 인성, 국·영·수·과, 한자 교육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영화초는 언어 예술(Language Art)·수학·과학 등을 소인수 분반(15명 이하)으로 수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을 적용, 미국 교육과정의 정선된 프로그램과 국내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방학 때는 영어캠프를 열고 학교 2층(공항·은행·카페테리아), 3층(푸드코트·병원·마트), 4층(월드맵·멀티미디어) 복도 등을 영어마을로 조성해 다양한 활동과 테마 중심 영어수업을 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화·다양화 교육을 위해 각 학년 매주 2시간씩 원어민 중국어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어 신문 발간, 중국어 축제·캠프, 중국어 공개수업, 한자인증제 등을 통해 지속적인 학습 관리를 하고 있다.

# 창의력·사고력 키우는 독서교육
전국 최고 수준(2만여 장서 확보)의 ‘어린이 전용도서관’을 갖추고 창의력·사고력을 키워 가는 독서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동구에서 인건비를 지원받아 사서교사를 채용했다.

현재 ‘입학에서 졸업까지 3천 권의 책 읽기’를 지도하고 있는 영화초는 1인 1책 갖고 다니기, 독서퀴즈·골든벨, 학년별 독서·토론·논술교재를 활용한 지도, 도서관 활용교육, 독서인증제, 독서통장제를 통한 다독아 표창, 학교도서관 개방(연중), 학부모 및 학생에 독서선택권 부여 등 다양한 독서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방학 때는 1주일 동안 독서캠프를 열어 외부 강사를 초청해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고, 내년부터는 ‘저자·작가와의 만남’ 등 더욱 다채롭게 꾸밀 예정이다.
# 소질 계발을 위한 예체능, 특기·적성교육
8가지 지능과 재능(다중지능 이론)을 계발하기 위해 학년별로 특기·적성교육을 실시, 전 학년을 대상으로 태권도(1학년), 요들·동요(2학년), 바이올린·플루트·첼로(3~4학년), 골프·오케스트라(5~6학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태권도 수업은 내년부터 급수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양한 학교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건강한 학생 육성을 위해 ‘3S운동 프로그램’인 수영(Swimming)·스케이트(Skating)·스키(Ski) 등도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원과 외고·특목고 등에서 출제되는 개방형 사고를 중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영재수학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마큐브, 하노이탑, 탱그램, 펜토미노 등의 수학교구를 활용한 창의·논리 수학수업을 주 1회 실시하고 있다.
# ‘산교육’ 실현, 현장체험활동
매달 전교생 학년별 체험(테마)학습을 실시하고 4~5학년 때는 경주·부여 등 역사의 현장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6학년들은 해외로 ‘비전트립(외국어 체험 수학여행)’을 떠난다. 올해는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을 여행하며 중국을 몸소 느끼고 올 예정이다.

#안태홍 영화초교장 인터뷰

   
 

“영화초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시교육청 혁신학교 준비교 선정에 최선을 다해 진정한 혁신교육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안태홍(65)영화초 교장은 “우리 학교는 예전부터 혁신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며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 즐겁고 재밌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교사들에게 항상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웃음이 넘치는 교실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이어 “혁신학교를 선도하는 사립초교로 자리잡아 122년 전통 영화학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며 “매년 부모와 가족들이 모여서 한마음 체육대회를 하는데 이날처럼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들이 똘똘 뭉쳐 최초·최고의 혁신학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 교장은 매일 담임교사들에게 “교사가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해야 아이들 교육효과도 높아진다”며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들은 웃음을 잃지 않고 즐겁게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영화초는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 확대, 창의·사고력 중심 독서교육,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한 특기·적성교육, 믿음과 신앙 강조 등 4가지 교육적 영역과 교육주체인 학생·교사·학부모의 한가족화 등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안 교장은 “교육주체의 화합이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교사는 새로운 교육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고, 학부모는 학생을 우선하는 학교를 인정해 주고, 이런 테두리 안에서 학생은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때 최선의 학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영화초에 모두 바치겠다”며 “교육은 시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눈높이를 아이들에게 맞춰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를 먼저 파악해 세계를 꿈꾸는 영화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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