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외국 선수단이 인천 나들이에 애를 먹고 있다.

외국 선수단이 묵고 있는 아시아드선수촌 주변에서 볼거리·즐길거리를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구월동 로데오 거리인데, 몸이 불편한 선수들의 이동수단이 없어 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일부 선수들이 지역의 미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난처한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국 선수들이 보다 쉽게 인천의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 보치아 선수인 아메드(18)는 아버지와 함께 구월동에 나갔다가 곤란한 일을 겪었다.

아메드는 장애인아시안게임 개회식이 끝나고 아버지와 인천을 둘러보기 위해 구월동을 찾았다. 이들은 로데오거리를 둘러보고 인근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나 선수촌에 돌아오려고 하자 뜻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외국인에다가 휠체어까지 탄 아메드를 어떤 택시기사도 태우려 하지 않았다.
결국 부자는 오후 10시가 넘어서까지 길에서 택시를 기다리다가 구월지구대 경찰관의 도움으로 겨우 선수촌까지 올 수 있었다.

현재 장애인조직위에서는 선수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오전 6시부터 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경기장 이동차량을 운행하고 있지만 일과 이후에는 선수들 스스로가 알아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비장애인의 경우 선수촌에서 구월동까지 도보로 10~15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지만 장애인들은 이동수단이 없으면 움직이기가 어려울 뿐더러 외국인들이 일반 택시를 불러 원하는 곳에 갔다 오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인천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은 경기가 끝나고 남은 시간을 선수촌에서 하릴없이 보내야만 할 처지다.

외국 선수들의 이 같은 하소연이 선수촌에 이어지자 장애인조직위는 20일 오전부터 인천터미널과 선수촌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마련했다. 선수촌은 기존 일반버스로 운영되던 것을 특장버스로 편성,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선수촌 관계자는 “최근 선수들에게서 일과 이후 시간의 이동수단 지원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다”며 “오늘부터 인천터미널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버스를 운행하는데, 수요가 증가한다면 더 늘릴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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