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스마트폰 10월 수출액이 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5% 하락했다고 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고가 시장에선 애플이 아이폰6로 날아오르고, 중국·동남아 등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가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연구원의 보고서는 더욱 충격적이다.

모바일폰, 디스플레이, 선박, 기계류, 석유화학, 철강 등 대표적 산업이 수년 내 중국에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보다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산업은 자동차와 반도체뿐이라고 한다.

정부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혁신이 오늘의 중국을 만들었다. 더욱 부러운 건 광활한 내수시장을 자신들의 기업으로 충당하기만 해도 세계 1, 2위가 담보되는 그 선천적 특혜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수출을 해야만 존립이 가능한 절박한 나라에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세계 시장에서 밀리는 추세다.

수출의 양대 축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0%, 18% 급감했다. 중견·중소기업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한은 발표에 따르면 금리 인상이나 외부 충격 시 3할이 도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한다. 생존과 성장 역량 확보를 위한 제조 부문 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제조업 혁신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임금과 노동생산성, 에너지비용 면에서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4년 안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법인세를 35%에서 28%로 낮추고 첨단부문의 세금 공제 및 자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진 중이다. 애플, GE, 포드 등 많은 제조기업들이 국내로 회귀하고 있다.

독일은 나노·바이오 기술 등 ‘첨단기술 전략 2020’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제조업에 숙련된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이민유입책도 장려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 비해 우리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이미 경쟁력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 설비투자, 인력 양성에 대한 차별적 세제 지원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해 나가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정부·민간 공동의 차세대 R&D 프로젝트 발굴 및 수행 역시 권장할 만하다. 현재 한국의 하드웨어 분야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반면 소프트웨어·바이오는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루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야 정부가 추진하는 융·복합산업 효과가 크다. 열세 분야에 대한 연구 지원이 더 요구된다. 위기는 피해 가는 게 아니라 극복해 가는 것이다. 세상에 맞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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