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신 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겨울방학이야.” 어린 시절, 겨울방학을 맞으면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모든 학교가 일제히 겨울방학에 들어가면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그야말로 신바람이 가득했다. 무려 두 달이 가까이 푹 쉬었고, 또 겨울방학이 끝난 뒤 개학하면 조금 있다가 맞는 봄방학이 주는 재미(?)도 제법 쏠쏠했다.

그런데 현재 우리 학생들은 더 이상 겨울방학을 맞는 마음이 우리네 어린 시절만큼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없단다. 특히 경기지역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겨울방학이 1월로 점차 늦춰지고 그 기간도 상대적으로 훨씬 짧아진 한 달여 정도에 불과한데다가, 봄방학은 아예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2년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수업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방학기간을 조정하며 나타난 대표적 현상이다.

여기에 학기말 불필요한 수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봄방학마저 없애고 새 학기를 앞둔 학생들이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그동안 거의 획일적이었던 학사일정이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조사한 결과 12월 31일 방학식을 갖고 내년 1월 1일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가는 도내 초·중·고교는 모두 441개 교로 나타났단다. 이 중 중학교가 258개 교(전체 605개 교의 43%)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고등학교 167개 교(전체 453개 교의 37%), 초등학교 16개 교(전체 1천198개 교의 0.2%) 순으로 말이다.

또한 일부 학교에서는 졸업식마저 1월에 실시키로 하고 내년부터는 봄(5월), 가을(10월)에 단기방학을 추가로 시행하는 ‘방학분산제’까지 적극 반영할 전망이란다.

이처럼 도내 초·중·고교의 학사일정 다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겨울방학이 주는 의미를 어떻게 부여할까? 더 이상 겨울방학이 무조건 신 나는 일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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