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뽑았다. 사슴(鹿)을 보고 말(馬)이라고 부른다는 것으로 사마천 「사기」에 기록된 고사성어로서, 진시황이 죽은 후 환관인 조고가 어린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하면 어린 황제가 말이라고 할 정도로 큰 권세를 가졌다고 해 통상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를 때 사용한다.

바보라는 의미의 일본어 ‘바카’는 마록(馬鹿)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무엇이 옳은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진실과 거짓도 구별하지 못하는 의미의 바보이다.

 경성대 곽복선 교수는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 온갖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고 말하며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한 해를 마감할 때 우리는 늘상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한다. 올해는 지방선거, 국정원 댓글 사건, 통합진보당 해체 등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가 많은 해였다. 또한 올해 초 2월 경주 리조트 참사로 인한 대학생들의 사망사건으로부터 세월호 참사를 통해 안전불감증의 끔찍한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한 해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유지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을 포함한 세계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초이노믹스라는 용어가 쓰일 정도로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는 위기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인천시도 거대 부채로 인해 긴축재정을 선포한 상태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의 희망이 없어 보였던 한 해이다.

지방선거 때 시 부채가 지나치게 많다고 우기던 자들이나 시 부채가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니라고 우기던 자들이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두 한심하다.

집에 불이 났는데 불 끌 생각은 안 하고, 불 낸 사람이 누구인지 따지는 형국이다. 안상수 시장은 부채가 많기는 하나 자산가치가 높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부동산 시장만 급락하지 않았다면 이런 어려움은 겪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으며, 송영길 시장은 설거지론을 말하면서 가치 높은 자산을 헐값으로 매각하면서 안상수 시장 때 발생한 부채를 줄이느라고 뒤치다꺼리만 하면서 시장 임기를 보냈다고 하며, 마치 자신은 부채 증가에 책임이 없는 듯 말하고 있다.

 더더욱 나쁜 놈들은 이런 위기 상황들을 오직 자신의 정치적 목적으로만 이용해 먹는 정치꾼들이다. 진정 시민의 아픔에 동조하기보다는 이에 편승해 자신들의 정치적 욕심만을 채우고자 하는 아귀들이다. 안상수 시장 때는 안사람이라 하고, 송영길 시장 때는 송사람이라 하고, 이제 유정복 시장이 당선되니 유 사람이라고 하며, 자신의 자리만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자들.

기호일보 2011년 7월 5일자 기사를 보면,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가 송 시장 측근 97명 낙하산 인사에 대해 비판할 때 송 시장은 “정책 능력이 없는 인사가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보고 능력이 안 된 인사들은 교체하도록 하겠다”며 “시장 임기가 끝나면서 이들에게 전원 사표를 받도록 해 후임 시장의 짐을 덜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아마도 송 시장의 선거 실패의 결정적 이유는 부채 문제가 아니라 최측근 비리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송사람은 전원 사표를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 유 시장의 인사도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역사는 수레바퀴와 같이 반복되며 돌아간다. 그러나 수레바퀴는 계속 돌기는 하지만 앞으로 나가기에 전혀 다른 지점에서 돌고 있다. 어느 때는 진흙탕 속에서 헤매며 돌고, 어느 때는 험준한 산을 향해 돌고 있다.

 그러나 어느 때는 아스팔트와 같은 도로를 돌고 있고, 특히 잘 닦아진 내리막길을 돌고 있을 때도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것은 진흙탕 속에서 헤매던 나라를 아스팔트로 나오게 한 선조들의 피와 땀이 있음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음 세대를 위해 잘 닦아진 내리막길로 수레를 옮기는 것이다. 나의 소망은 다음 세대에게 행복한 나라를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다.

유 시장은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창하면서 ‘인천비전 2050 미래발전계획’을 세우고자 한다.

 2050년 우리 자식들이 행복하게 사는 인천의 미래를 상상해 보자.

그러면 최소한 현재에 반드시 해야 할 일과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또한 미래예측의 첫걸음이다. 2050년의 주인공은 우리가 아닌 우리 자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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