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늘 그 자리에 서서 차디찬 북풍을 막아준다. 청양의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한 해의 소망은 단연 가정과 사회의 안녕일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소포클레스가 남긴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 번쯤 되새겨볼 만한 정월달이다.

올 한 해 최고의 화두도 안전이며,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공직자와 시민들이 화합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기본인 윤리와 도덕성 회복이 절실하다.

조선 최고의 사상가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관료가 갖춰야 할 올바른 자세를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으로 요약하며 한마디로 자신을 다스리고, 공공을 위해 봉사하고, 백성을 사랑하라고 했다.

이와 같은 도덕적 각성은 시대의 변천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이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되는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결국 기본을 가볍게 여길 때 위험은 반드시 찾아온다. 안전에 대한 불감증으로 세월호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를 막지 못한 것도 기본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한 결과라고 본다.

애국정신에 눈물을 적시며 영화 ‘명량’을 봤다. 12척의 거북선으로 병법의 기본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몸바친 이순신 장군의 일화를 그린 ‘명량’에서 장군이 아들 회와 함께 승리 후 바다를 보면서 왜적과 맞서 전사한 수병들을 애도하며 외치는 “이 깊은 원한들을 어이할꼬!”란 독백을 생각하며 지금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으로 희생양이 된, 세월호를 타고 죽음을 맞이한 학생들과 아파트 화재로 질식사한 주민들, 이 모두의 희생은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직자부터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국가 개조에 동참해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안전과 질서에 몰입할 때 위기는 극복되고 땅에 떨어진 신뢰는 회복될 수 있다.

특히 경찰은 일선 치안 현장에서 언제든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한 치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무서운 세상이다. 범죄에 취약한 어린이와 여성,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실종·유괴되고 아동학대가 횡행하는 작금이다.

안전과 질서는 국민 행복의 필수조건이며 엄청난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형의 이익이다. 이를 소중히 여기며 무엇보다 누구나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기초치안을 확립하는 데 역량을 결집하고, 범죄 의심이 농후한 치안 현장에서의 작은 경고음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

의심나면 다시 살피는 현장감식과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확보해 피의자를 조기 검거, 국민 불신을 해소하는 경찰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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