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을 암살한 리 하비 오스왈드의 시신이 묻힌 최초의 관(棺)이 우여곡절 끝에 유족에 반환된다.

미국 텍사스 주 태런티 카운티 법원의 돈 코스비 판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왈드의 형인 로버트(80)가 바움가드너 장례식장을 상대로 제기한 이른바 '망자의 관 반환' 소송에서 오스왈드가 묻힌 최초의 관은 장례식장이 아닌 로버트에게 소유권이 있다며 장례식장에 배상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유족 몰래 오스왈드의 관을 캘리포니아 주의 한 경매회사에 넘긴 바움가드너 장례식장은 경매 대가로 받은 8만7천468달러를 로버트에게 배상하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텍사스 주로의 관 운송비 611달러와 경매회사에 줄 관 보관 비용 1만771달러도 모두 물어야 한다.

경매회사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오스왈드의 관을 팔지 않고 계속 보관 중이다.

미 해병대 출신인 리 하비 오스왈드는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지붕이 없는 리무진을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던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 암살했다.

암살 이틀 후 경찰에 체포된 오스왈드는 경찰 호위 속에 교도소로 이동하던 중 나이트클럽 사장 잭 루비의 총에 맞고 절명했다.

재판도 받기 전에 오스왈드가 사망하면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은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로버트는 당시 300달러를 주고 동생의 시신을 담을 소나무 재질의 관을 샀다.

바움가드너 장례식장의 장례 절차에 따라 오스왈드의 시신은 관에 담겨 땅에 묻혔으나 관에 오스왈드의 시신이 없을 것이라는 음모론이 일면서 1981년 그의 유골은 다시 세상 바깥으로 나왔다.

유골을 검시한 댈러스 병원 측은 치아 구조를 살펴 오스왈드의 시신임을 확인한 뒤 재매장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바움가드너 장례식장이 이미 습기 등으로 훼손된 최초의 관 대신 새로운 관에 오스왈드를 재매장하고 나서 오스왈드의 사망증명서와 함께 원래의 관을 유족 몰래 보관해온 것이다.

이미 훼손된 관이 폐기 처분된 것으로만 알던 로버트는 2010년 12월 신문 보도를 보고서야 장례식장이 보관하던 오스왈드의 관을 경매회사에 넘긴다는 사실을 접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장례식장 측 변호사인 브렛 마이어스는 법정에서 로버트가 관을 소유하지 않았고 죽은 동생에게 준 선물이라는 논리를 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스비 판사는 관의 존재를 유족에게 알리지 않은 장례식장 측의 행동이 의도적이었으며 화제에 오른 이 관을 팔았을 때 얻을 재정적인 가치를 고려한 악의적인 태도마저 보였다고 판시했다.

오스왈드의 유골이 재매장될 때 이미 폐기 처분했어야 했다고 주장한 로버트는 판결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관을 돌려받는 대로 당장 없애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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