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의 공산화에 성공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전술 가운데 ‘담담타타 타타담담(談談打打 打打談談)’이 있다. 적(敵)과 대화할 때는 대화하고, 적을 칠 때는 친다는 말이지만 불리할 때는 대화로 위기를 모면하고, 유리하면 적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기만전술이다.

마오쩌둥은 1920년대 정강산(井岡山)에서 첫 농촌혁명의 근거지를 수립하고 1949년 중국 본토 전역을 공산화할 때까지 항일투쟁을 앞세워서 장제스 정부와 제1·2차 국공합작, 제2차 세계대전 뒤 정치협상회의를 하면서 인민의 눈과 귀를 교묘히 가려 놓고, 실제로는 항일전쟁보다 장제스 정부와의 내전에 전략적 중점을 두고 결국 담담타타 전술로 공산화에 성공한다.

담담타타는 1919년 코민테른(공산주의 인터내셔널) 창립 이래 세계의 공산당들이 애용했던 통일전선전술을 쉽게 사자성어로 기술한 것이다. 이 전술을 가장 오랫동안 집요하게 사용하고 있는 세력이 김일성·김정일 정권이었다.

김일성은 권력 장악의 숙청 수단으로 이를 활용했으며, 북한은 지금도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이라는 단체를 유지하면서 한국의 종북세력을 은밀하게 지도하고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과 경제 실패로 1990년대 후반 체제가 흔들릴 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담담’전술을 이용한 대화 제의에 나서 엄청난 지원을 챙겼다. 국가부도 위기를 넘긴 뒤에는 핵실험, 천안함·연평도 도발 등 ‘타타’를 저질렀다.

김정은도 담담타타 전술을 배운 듯 신년 연설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한미연합훈련의 중지와 대북전단 살포 단속 등의 전제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제의하는 등 ‘담담전술’을 쓰고 있다.

중국과는 북핵 6자회담의 비협조와 한반도 비핵화 합의를 무시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막후에서는 중국에 최룡해를 특사로 보내서 ‘담담’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고, 이제는 러시아에게 담담하는 전술을 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남북 분단 이후 70년의 학습효과에서 종북세력을 제외하고,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누구도 더 이상 북한의 담담타타에 속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성동격서(聲東擊西)는 동쪽을 공격하는 척하다가 실제로는 서쪽을 공격하는 전술을 말한다. 적의 방어력을 다른 곳으로 집중시켜서 혼선을 주고, 실제로 공격하고자 하는 곳의 방어력의 허점이 엿보이면 그 틈을 타서 불시에 공격하는 기만양동전술이다.

먼저 적이 무엇이 강하고 약한가? 적의 능력이 뛰어나고 백중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적의 능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정면 공격으로 승부를 하게 되면 설사 승리를 한다 해도 너무나 많은 희생과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상대를 기만하거나 이완되게 만들어 신경을 한곳으로 집중시킨 후 상대가 믿고 있는 방심의 틈을 이용하는 방식을 많이 구사하는 계책이다.

실제로 고전에서도 초한지에 소개되는 사례처럼 항우-유방의 전투사에 유방이 적을 공격하는데 급류를 사이에 두고 적을 공격하기가 난공불락인 적 진영에서 도저히 급류를 건널 수 없을 것이라는 상대의 이완된 생각을 허점 삼아, 역으로 반대편에서 요란한 소리로 현혹시키며 정예병을 나무항아리로 뗏목처럼 연결해 상대가 무방비하게 만들어 유유히 급류를 건너 상대를 제압한 일화는 성동격서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이 담담을 제안하면서도 지난 1월 31일 미국의 항모에 대한 기습공격을 가정한 훈련을 직접 지휘했고, 핵전쟁을 포함한 어떤 전쟁에도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을 위협했다.

이러한 북한의 무력시위가 허장성세(虛張聲勢)도 아니기에 경계를 늦춰서도 안 되고,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유인에 빠져 군사분쟁과 남남갈등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

최근 북한 김정은의 활동 양상은 이중적인 행태로서 담담타타와 성동격서의 전술을 혼합한 전술을 구사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인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마치 평화통일의 주도세력이 김정은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는 무력시위를 통해 공포심을 유발하면서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담담타타의 흉계를 살펴서 성동격서를 당하지 않도록 국가안보를 책임진 우리 군과 정보기관의 통합적인 노력을 기울이되, 도발 시에는 버르장머리를 고쳐놔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