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신학기 담임을 맡으면서 담임으로서 해야 할 가장 급한 일이 학생 개인별 가정환경 파악이었다. 출석부 없이 60여 명 이상 반 학생의 번호와 얼굴을 맞춰서 출석부를 보지 않고 출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일주일 안에 맞추려고 해 보고, 또한 학생 개인별 이해를 위해 가정 형편과 통학 사정 그리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우관계와 형제들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농어촌 지역이나 복잡한 도심을 벗어난 교외 지역에서는 같이 다닐 수 있도록 동네·마을별 그룹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반에서도 학습이 뛰어난 학생과 처진 학생이 더불어 학습할 수 있도록 짝을 묶어 주기도 하며, 저시력 학생에 대한 좌석 배치나 장애학생에게도 번호 부여나 좌석 등에서 나름대로 의사표시를 받아 하려고 하지만 때로 과잉 반응을 나타내며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선생이면서 더욱이 담임이기에 반 학생 모두가 학습에서 불편 없이 학교와 학급생활을 하면서 골고루 공부 잘하는 학급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아마 모든 신학기 담임선생님이 생각하고 이루려고 하는 훌륭한 이상일 것이다.

골고루 공부 잘하는 학급을 만드는 빠른 길은 교실에서 담임선생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때이며, 학급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생 개인별 다툼도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단위학급 생활을 통해 반별 단합이 잘 이뤄지고 졸업 후에도 반별 모임이나 동창관계에서도 깊은 우정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편향된 생각을 가진 담임선생님이 교직관을 벗어나 배우고자 하는 학생중심에서 벗어나 집단노동단체 이기심에 편승하는 경우가 있다. 질 높은 선생님의 교수·학습으로 가르치려는 선의의 경쟁을 벗어나서 학생에게 시험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성적으로 줄 세우기를 거부한다는 명분으로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교육포퓰리즘이 바로 진보교육정책이다.

내일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에게 시험 미루자면 모든 학생이 환호한다고 선생님이 그렇게 한다면 왜 선생님이 있어야 하는지? 힘들고 어렵지만 학생이 선생님을 믿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 조성은 바로 담임선생님이 해야 할 책무요, 또한 권리이다.

 학생의 학습 스트레스를 없애고 성적 결과에 벗어날 수 있도록 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듣기에는 그럴듯해 학생들에게는 매력적이고 학부모를 속이기는 쉽다. 따라서 대중적인 인기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교육이 아니고 정치가 되는 포퓰리즘이다.

골고루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방안은 교육청이나 학교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학력에서 앞서 가는 학생을 칭찬과 함께 격려하고, 학습 부진 학생이나 학습 부적응 학생들은 함께 공부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적성과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데 있다.

물론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를 집중 지도하도록 해야 한다. 일부 편향되고 부적격한 선생님 탓에 학교 현장이 지탄을 받을 수 있지만 전체 담임선생님이 신뢰와 존경을 받는 면학분위기를 이룰 수 있도록 선생님으로서의 권위와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교육 현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일제고사 폐지 등은 교실에서 질 높은 교수·학습을 할 수 있는 교과 담임선생님으로서의 권위와 교편을 거두게 하는 것이며, 또한 교육 본연의 원칙을 흔드는 혼동의 오류로 진보교육을 위한 전교조 교육감들의 담합이다.

이제 학교 안에서 선생님들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교육 현장 변화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성장·발달을 위해 한두 장의 페이퍼로 하루 교육에서 창의성 개발을 위한 혁신학교 토론수업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선생님과 학생이 눈 맞추면서 함께하는 교실수업이 중요하다. “학원에서 다 배웠지”라며 수업시간에 시간 보내기, 변별력 없이 모두가 정답을 알 수 있는 시험문제를 내어 모두 기분 좋게 하는 시험, 내가 맡은 학급의 학생 입시상담을 입시전문기관에서 상담하도록 보내고, 학생 문제 사안을 전문상담 선생님에게 의뢰해 버리는 책임을 회피하는 학교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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