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 연휴를 이틀 앞둔 16일 오후 서울 봉래동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가족이 귀성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를 고향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인 설 명절 의미가 퇴색하고 마치 여름휴가나 크리스마스처럼 쉬는 날이라는 개념이 커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9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 교통수요 조사에 따르면 올해 귀성객 중 설 당일에만 고향집에서 보내겠다는 응답비율은 11.2%에 달했다.

이어 1박 2일간 머물겠다는 답변이 전년(34%)보다 3.3%p 감소한 30.7%를 차지했고, 2박 3일간 방문계획도 전년(33.4%) 대비 2.7%p 줄어든 30.7%로 집계됐다.

올해 설 연휴가 최소 5일에서 최장 9일까지 가능하지만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고향집에서 불과 3일 이내의 비교적 짧은 기간만 머무는 셈이다.

반면 설 연휴기간 해외로 출국하겠다는 답변이 전년 대비 무려 19.4% 급증한 38만 명으로 조사되며, 가족과 친지가 함께 모여 지내던 전통의 설 의미가 바뀌고 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설 풍속 변화에 대해 과거 제사를 중심으로 한 대가족·시댁 중심의 명절 문화가 핵가족화 및 여성의 지위 상승, 정보기술(IT)산업 발달에 따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면심리연구센터 나현지 소장은 “농경사회에서 설날은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명절로 꼽혔지만, 핵가족으로 대변되는 가족주의의 파괴와 정보통신의 발달에 설 문화가 변하고 있다”며 “가족 간 새로운 설 풍속도에 대해 소통하고 개별적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고향집 체류기간이 줄어들며 귀성길은 설 하루 전날인 18일 오전, 귀경길은 설날인 19일 오후 교통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승용차 이용 시 주요 도시 간 소요시간은 귀성 때 서울~대전 4시간 40분, 서울~부산 7시간 20분, 서울~광주 6시간 40분, 서울~강릉 5시간 등이 소요되고 귀경 때는 대전~서울 3시간 40분, 부산~서울 6시간 30분, 광주~서울 6시간, 강릉~서울 4시간 40분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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