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더샵엑스포9단지(전용 113.76㎡)에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49)씨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아파트 구입에 나설지 재계약을 할지 고민 중이다.

2년 전 2억5천만 원을 주고 계약한 전세가격이 무려 80%나 올라 4억5천만 원까지 폭등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전세대란 속에 재계약을 하려면 1억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변 이야기는 들었지만 두 배 가까이 전세금이 뛸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3억7천만 원을 호가하던 전세가였다. 그런데 불과 3~4개월 사이에 8천만 원이나 올랐다는 중개업자의 설명에 김 씨는 한 번 놀랐고, 총 520가구에 전세 물건이 지금은 하나도 없다는 말에 두 번 놀랐다.

김 씨는 “아파트 매매가가 5억3천만 원인데 전세가가 4억5천만 원이라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직장이 송도에 있어 웬만하면 머물고 싶지만 암만해도 떠나야겠다”고 말했다.

송도동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폭등과 함께 물건 품귀 현상이 급속도로 번져 사상 최악의 전세난으로 치닫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2013년 1월∼2015년 1월) 인천시 송도동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21.50%)은 서울과 6개 광역시 중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율도 2월 기준 70.5%까지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스코 등 대기업 본사의 송도 입주를 비롯해 인천대·연세대 등 학군 수요,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 이주로 인한 인구 유입 등이 겹치며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웅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시부지부장과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전세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송도 등 인천도 마찬가지”라며 “집 구입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추세, 대기업의 송도 입주 등을 감안할 때 전세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주택난으로 수도권에서 인천지역으로 이사 온 1만3천여 명의 인구 이동이 송도 등 인천지역 전세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 학교 및 생활편의성 등의 이유로 송도를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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