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취업의 문은 완강하다. 그렇다고 절망만 하기에는 이르다. 전에는 없었던 '기이한'직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사진.글. 김정미 옮김)에서 사진작가인 저자는 기상천외한 직업 65개의 프로필과 관련사진을 소개했다. 이들 직업의 발굴을 위해 지난 12년간 발로뛴 흔적들로 충실하다.

베티 트왈크스키씨 앞에는 뜨겁게 달궈진 굴대가 놓여있다. 그녀는 이를 물로식힌 뒤 그 위에 콘돔을 씌운다. 이런 그녀의 직업은 '콘돔 테스터' , 콘돔의 정상여부를 판정하는 게 그녀의 일이다. "콘돔에 구멍이 났네요, 불합격!"

프랭크 브래이스테드씨는 1억4천500만여년의 나이를 먹은 뼈의 먼지를 30년 이상 털어왔다.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근무하는 그의 직업은 '공룡 뼈 먼지 청소부'이다. 이 직업의 전문성은 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며 먼지를 털어내는데 있다.

미국 신시내티의 50년된 힐탑 실험실에서는 겨드랑이와 숨결, 발, 고양이 배설용 점토, 기저기의 악취를 감식하는 일이 매일같이 진행된다. 베티 라이온스가 종사하는 이 직업은 '악취 감식가'로 불린다. 그녀는 악취를 맡아 1부터 10까지 단위를 매겨낸다.

미국 나파 계곡의 스크램스버그 포도원은 통으로 발효시킨 샴페인을 단독 생산하는 포도주 저장소이다. 이 발포성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는 4주간 계속해 적어도 30차례 이상 병을 앞뒤로 뒤집어 흔드는 절차가 요구된다. 그래야 병속의 침전물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라몬 비에라는 1970년부터 이 포도원에서 와인 침전물 제거 담당자로 일했다.

이밖에 말 마취전문 의사, 칼 던지기 곡예사 보조, 동전 윤내기 담당자, 맥주맛 감별사, 악어 사냥꾼, 결장 치료 전문가 등 직업이 소개됐다.

문학세계사 刊. 143쪽. 7천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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