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27일 안보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먼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북한 핵보유국’발언을 ‘이적성 발언’으로 규정하고 취소를 요구하자, 김무성 대표는 문 대표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닌 것처럼 ‘언동’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천안함 폭침 5주기를 지나면서 안보 문제를 둘러싼 여야 지도부의 신경전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형국이다.
게다가 4·29 재·보궐선거까지 앞둔 정치적 지형은 양측의 안보 이슈 선점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어 4월 임시국회를 앞둔 정국의 긴장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양당 대표가 이날 나란히 국회의원 보선이 열리는 성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립각을 세운 점도 예사롭지 않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7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 성남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표는 성남시근로자복지관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의 북한 핵보유국 간주 발언에 대해 “여당 대표가 북한 주장에 동조하고 힘을 실어주는 이적성 발언을 한 것”이라며 “사드 도입을 공론화하고 이번 재보선을 종북 몰이로 치르려는 욕심 때문에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문 대표는 “만약 야당 정치인이나 비판적 시민단체 인사가 그런 말을 했다면 당장 이적이니 종북이니 하며 난리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대표 발언은 두고두고 대북정책과 대북핵 정책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며 “발언이 경솔했음을 인정하고 즉각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7일 성남시 중원구 아이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성남·광주지역 핵심당원 연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성남에서 열린 당원연수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정이라는 말은 안 하고 (북한이 핵을 보유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다소 오해 될수 있는 발언을 한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나에게 ‘이적 발언’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과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5년전) 국회에서 천안함 폭침 대북규탄 결의안이 야당의 엄청난 반대를 뚫고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왔는데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 의원) 70명 중 69명이 반대했다”면서 “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북한 소행임을 인정했기에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김 대표는 문 대표에 대해 “북한이 우리 장병 46명을 죽이지 않았나. 그런데 북한 소행이 아닌 것처럼 언동하지 않았느냐”면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옛 민주당 의원들이) 우리의 제1 주적인 북한을 규탄 결의하는데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그게 사과해야 할 문제 아니냐. 그게 왜 종북 몰이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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