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 역사의 큰 흐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인류 문명의 거대한 흐름은 관성을 갖고 인류사를 관통하고 있다. 이러한 문명의 관성은 현재의 사건들을 초기 조건화해 미래를 향해 동태적으로 진행해 간다.

평화학의 창시자인 요한 갈퉁과 미래학의 권위자인 소하일 이나야툴라가 저술한 「미래를 보는 눈, 거시사의 세계」를 보면 거시사란 사회체제의 궤적을 따라가며 패턴을 발견하고자 하는 역사 연구 방식인데, 거시사의 진정한 유용성은 “인간조건의 본질을 이해하고 변화시켜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쓰여 있다.

 이 책은 통찰력 있는 사마천, 아우구스티누스, 할둔, 비코, 스미스, 헤겔, 콩트, 마르크스, 스펜서, 파레토, 베버, 슈타이너, 슈펭글러, 테야르 드 샤르댕, 소로킨, 토인비, 그람시, 사르카르, 아이슬러, 가이아 등 동서양을 망라한 20인의 거시사가의 이론과 전망을 조망하면서 이들의 거시사이론을 “과거, 현재, 미래를 다시 생각하고 재창조하는 해석적 자산”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세계적인 국제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인천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발전적 지향성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거시사적 관점을 갖추고 제대로 된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해야만 한다.

20세기 들어 19세기와 비교할 수 없는 지식의 격변적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20세기 초 상대론과 양자역학이라는 물리학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은 전 학문 분야에 큰 영향을 주면서 인류 문명의 발전과 비약적인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역설적으로 학문의 패러다임 변화는 인류 평화를 위한 공동선으로 추구되지 않고 제1차·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되게 하는 강력한 제국주의라는 괴물을 만들었다. 이런 세대에 주요 학문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슈퍼 천재인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 존 폰 노이만이 활동하고 있었다.

1903년에 태어나 53세의 짧은 생애를 마친 그는 양자역학, 함수해석학, 집합론, 위상수학, 컴퓨터과학, 수치해석, 경제학, 통계학 등에 수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연산자 이론을 양자역학에 접목시켰고, 게임 이론과 세포 자동자의 개념을 개발했다.

게임 이론의 아버지인 폰 노이만은 1944년 수리경제학자인 오스카 모겐스턴과 함께 「게임과 경제행동 이론」을 발간, 경제적 경쟁이나 무력 대결과 같이 우리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인간생활의 여러 측면들이 마치 게임인 것처럼 간주해 분석했다.

게임 이론은 전략의 합리적 선택을 연구하는 것이며, 합리성은 신고전파 경제학과 게임 이론 간의 중요한 연결고리이고, 게임 이론은 죄수의 딜레마로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됐다.

“게임 이론은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독특하고 학제적인 접근 방법, 전략의 합리적 선택을 연구하고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마치 모든 사람들이 규칙과 이득을 알고 ‘이기려는’ 게임인 것처럼 다루는 접근 방법이다.” 다양한 게임 이론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경제학에서 이상 현상으로 간주되는 이슈 중 하나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다. ‘승자의 저주’란 승자가 저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승자에게 저주가 내려진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공통가치경매에서 최종 입찰자가 실제의 가치보다 많은 돈으로 대상물을 구입하거나 입찰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게 될 때 ‘승자의 저주’가 일어났다고 한다. 최근에 있던 좋은 사례로는 현대차그룹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사건이다.

최근에 일어나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볼 때 ‘승자의 저주’와 같은 사례가 많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남발하는 선심성 공약과 행정은 모두 부메랑이 돼 ‘승자의 저주’가 된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저주가 승자보다도 우리 시민이나 국민에게 더 크게 내린다는 것이다.

최근에 인천터미널 및 송도 6·8공구 부지 매각에 따른 세금 폭탄과 토지리턴, 아시아게임 경기장 활용 방안, 왕산마리나 특혜 시비, OCI·SK 등과의 세금 소송 등 대형 악재들이 터지고 있다.

인천은 재정이 최악의 수준으로 긴축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점에 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전임 시장이 오직 당선만을 위해, 부채 감축을 위해 무리하게 조치한 결과다. 만약 전임 시장이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이 저주는 인천시민 모두가 져야 한다.

현재 수도권매립지 문제로 인천이 시끄럽다. 특정 사안이 정쟁으로 가게 되면 대부분 ‘승자의 저주’가 된다. 역사의 교훈을 깨닫지 못하는 민족은 망한다. 징비(懲毖)의 정신으로 ‘승자의 저주’를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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