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기호일보 DB
인천시 연수구 흥륜사 폐건전지 불법 매립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력 용의자로 50대 남성을 붙잡았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흥륜사 미륵불 뒤에 폐건전지 3.2t을 불법 매립한 혐의(폐기물관리법 위반)로 A(5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1년여에 걸쳐 연수구 일대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폐건전지 수거함에 있던 폐건전지를 모아 흥륜사 인접 야산에 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흥륜사 공양방 등에 침입해 전기패널 온도조절장치를 9회에 걸쳐 떼어 간 혐의(절도)도 받고 있다.

경찰은 흥륜사 내 소나무에 폐유를 투기해 고사시킨 범행도 A씨 소행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A씨의 범행 입증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폐건전지 매립 현장에서 발견된 6대의 휴대전화와 A씨 자택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유심칩이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립 현장에서 버려진 담배꽁초 등에서 채취한 DNA가 A씨와 일치한 점도 A씨를 용의자로 꼽고 있는 이유다.

경찰은 과거 A씨가 종교인들에게서 일한 대금을 받지 못해 “일반인보다 종교인이 더 사악하니 우리 가족은 절대 종교를 가지면 안 된다”는 말을 평소 했다는 가족 등의 진술을 확보하고, 종교인에 대한 불만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씨가 정신질환으로 25년간 치료제를 복용 중인 것으로 확인돼 정신이상에 의한 범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수거한 폐건전지를 28일 한국전지재활용협회가 가져가면서 무게를 실측한 결과 2t이 아닌 3.2t으로 확인됐다”며 “폐유로 인한 흥륜사 소나무 고사 등 A씨의 추가 범행이 더 있는지 확인 후 폐기물관리 위반과 재물손괴, 절도죄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용의자 검거 소식에 흥륜사 측은 “경찰 수사가 빠른 시일 내 마무리돼 다행이다”라며 “범행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종교인에 대한 적대심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A씨는 연수구 옥련성당의 정원수를 가위로 잘라내고 주차된 차량을 칼로 긁어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지난 26일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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