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메카드 ‘에반’을 구할 수 있다면 슈퍼맨도 안 부럽겠네요.”

국내 한 완구업체의 로봇 장난감 때문에 아빠들이 전전긍긍이다. 덩달아 이를 미끼로 한 얌체 상술도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수원시와 화성시 대표 학부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터닝메카드 도대체 어디에서 구하나요”, “오늘 00완구센터에서 터닝메카드 봤어요, 서두르세요” 등 장난감의 구입처, 교환, 중고 거래 문의가 하루 수십 건에 이른다.

문제는 장난감을 구하려는 부모의 애타는 심정을 이용해 무리한 계약조건을 내건 판촉영업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실제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한 아파트 단지 내 Y우유 판촉원은 1년 6개월 이상 우유 계약 시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화성시 능동 아파트 단지 내 K우유 판촉원은 1년 6개월 이상의 계약 기간과 일주일에 1천mL 용량으로 일반 우유보다 1천 원 더 비싼 프리미엄 우유 3회 배달을 조건으로 걸기도 했다.

7살 자녀를 둔 이모(36)씨는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구하려 해도 구할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다 매일 보채는 아들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우유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 중간에 우유 계약을 해지할 것 같지만 위약금까지 물어야 해 당장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판촉영업을 제재할 마땅한 제도적 장치도 없어 아이들 장난감을 이용한 ‘갑’질 영업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우유 판촉 영업과 관련한 세부적인 거래지침이 없고, 판촉 영업 시 사은품 관련 고시가 개정돼 위법 사안으로는 볼 수 없다”며 “소비자 스스로 계약서 내용을 확인하고 사은품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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