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동구 미림극장 2층에는 시민들이 옛날 빙수나 국산 차 등을 즐길 수 있는 ‘추억매점’이 마련돼있다./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7일 추억극장 ‘미림’에서는 1958년 개봉작인 ‘어느 여대생의 고백’을 상영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대합실에 앉아 쉬고 있던 시민들은 한결같이 “상영작이 바뀔 때마다 극장에 와 추억을 느끼고 간다”고 입을 모았다.

한 달에 다섯 번 이상 미림극장을 찾는 신철(75)할아버지는 “미림극장은 인천지역 노인들에게는 유일한 쉼터이자 문화공간”이라며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원을 받아 없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승주(60)씨는 “영화에 출연했던 고 김승호 씨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어 찾았다”며 “자식들에게 말해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옛날 극장에서 느끼던 추억을 떠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림극장 안에는 꽈배기나 빙수 등을 즐길 곳도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들어와 보질 않으니 잘 모른다”며 “시에서 기본적인 부분이라도 지원해줘 일반인에게도 저렴하게 영화를 제공한다면 극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정난 악화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인천지역 유일의 노인문화 영화관인 미림극장<본보 6월 30일자 19면 보도>을 살려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 닫을 처지의 미림극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작은 바람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미림을 살리기 위한 진정서’ 서명운동에는 지금까지 1천2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미림극장 측에서는 지난 2일 서명 인원이 1천 명을 돌파하자 인천시·인천시의회·동구청 등 관계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 각 기관장과의 면담을 통해 미림극장 운영 정상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예술지원 사업을 신청하거나 문화 관련 사업을 협력·후원해 줄 기업을 물색하는 등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미림극장 운영주체인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시에서 지원하는 인건비 9천400만 원이나 사업개발비 5천만 원 등은 해당 항목으로만 사용해야 해 운영비가 부족하다”며 “같은 사회적기업인 종로구의 허리우드극장이 이러한 예산 외에 서울시에서 1억 원을 따로 지급받아 영화 판권료 등을 충당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