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소래습지생태공원 내 갯벌체험장에서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뒹굴며 놀고 있다.
완만한 경사에 얕은 수심, 큰 조차 등 갯벌 발달의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육지의 흙과 모래가 강물에 쓸려 바다로 매일 밀려오고 밀려나가면서 퇴적물이 쌓여 지금의 갯벌이 되기까지는 약 8천 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우리 가까이에도 이 같은 갯벌이 있지만 그 소중함과 고마움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습지생태공원’에는 전체 350만㎡ 부지에 15만5천여㎡의 갯벌이 염생습지와 기수습지, 담수습지, 정화습지로 나뉘어 있다.

과거 폐염전이었던 이곳은 습지생물 군락지와 철새도래지로 복원한 수도권 유일의 습지생태공원이다.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달리다 보면 갯메꽃, 칠면초, 퉁퉁마디, 해당화의 꽃내음에 취하기도 하고, 청둥오리와 꼬마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새 등 지저귀는 새들을 바라보노라면 절로 힐링이 된다. 농게와 방게 등 갯벌에 사는 생물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학습장도 있다. 이 외에도 생태전시관, 자연학습장, 생태조류관찰대도 있어 다양한 체험들을 할 수 있다.

갯벌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훌륭한 관광지이며, 해양 생물들을 직접 관찰하고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다. 또한 지역 주민에게는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이같이 소중한 자원의 고마움을 모르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그 수만큼이나 쓰레기도 늘고 있어 갯벌이 상처 입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새벽에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조깅을 하는 주민 김천수(57)씨는 “주말엔 쓰레기들이 생태공원 곳곳에 쌓여있어 불쾌함마저 준다”고 말했다.

갯벌은 전체 지구 생태계 면적의 0.3%밖에 안 되지만 단위 면적당 그 가치를 따지면 숲의 10배가 된다. 갯벌은 하천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오염물질을 걸러내서 정화시켜주는 ‘지구의 콩팥’ 같은 존재다. 또 홍수가 나도 강물을 흡수한 후 서서히 내어주어 ‘자연의 댐’ 역할도 거뜬히 해낸다.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완전히 막을 순 없겠지만 갯벌을 잘 보존하면 그 피해는 현격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갯벌이 훼손되지 않도록 소중히 여기고 잘 보존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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