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들이 어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호일보가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인천지역 최초 진보교육감으로 인천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이청연(61)인천시교육감은 취임 후 지난 1년여간 시교육행정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진보교육감에 거는 기대에 취임 초반 적잖은 부담감이 있었다"는 그는 "12년 만에 바뀐 인천 교육감에 대한 언론과 시민의 기대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언론을 통해 시민을 만나고 대화했다"고 했다. 또 "앞으로 언론을 향해 꾸미지도 숨기지도 않고 투명한 태도를 유지하고, 모든 비판과 칭찬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청연 시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인천교육 발전에 있어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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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굵직한 정책과 여론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변화와 아이들 삶의 이야기를 많이 담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변하는 언론이 돼주길 부탁한다. 어른들만 발언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어린이·청소년도 사회를 구성하는 당당한 시민으로서 마땅히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자기 목소리를 갖는 학생이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인천 첫 진보교육감으로 언론과의 관계를 평가한다면

 ▶취임 초반에 언론의 관심이 너무 집중돼 부담스럽기도 했다. 12년 만에 바뀌는 인천 교육감에 대한 언론과 시민의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언론을 통해 시민을 만나고, 언론을 통해 시민에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투명한 교육행정을 하겠다는 과제는 언론에게도 해당된다. 언론을 향해 꾸미지도 숨기지도 않고 투명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항상 비판과 칭찬 모두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겠다.

 

 -교육감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교육행정에 새로운 변화의 기운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정체된 조직문화를 탈피하고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업무태도를 강조하다 보니, 새로운 제안과 토론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교육청보다 일선 학교에서 이러한 기운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교육 재정 여건 등 여러 상황에 의해 지체되고 있는 문제는 아쉽다. 무상(의무)급식 확대는 솔직히 평균점 이하다.

 -현재 인천교육의 가장 큰 현안과 대안이 있다면

 ▶인천의 학력 꼴찌를 지적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직선 1기에는 학력선도학교 12개 고등학교를 지정해 4년 동안 160억 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주민 직선 2기부터는 학생부 종합전형 등에서 인천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를 통해 주요 대학 합력률이 10% 상승했다. 전국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이제는 학력의 개념을 바꾸고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수능 1·2등급 학생 수만 비교하면서 꼴찌 타령하는 말들에 흔들려서는 답이 안 나온다.

 학력의 개념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교육부가 바꾸고 있다. 의사소통능력, 협동능력, 창의력 등이 추가된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수시전형에서 이러한 핵심역량을 반영하는 것이 트랜드가 될 수밖에 없다.

 인천은 지금부터 이런 변화에 맞춘 종합적이고 다양화된 진로진학 교육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올해도 주말마다 주요 대학 초청 대입전형 설명회를 하고 있고, 대학입학사정관을 초청해 수시전형 모의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백령도까지 찾아가 서해5도 특별전형을 설명하는 등 진로진학 관계자들이 땀 흘리고 있다.

 

 -인천교육의 미래는 어떠한가

 ▶지난 1년 교사와 학부모들을 만나면서 지금 인천교육은 희망과 체념의 교차로에 놓여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존감을 심어주기보다 자존감을 해치는 한국교육 체제가 바뀌겠어?’라고 체념하다가도,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며 희망을 품고 다시 시작하고 있다.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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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교육은 당연히 희망 쪽으로 가야 한다. 기회는 공평하게, 과정은 즐겁게, 결과는 미래지향적인 창의공감 학력신장의 가치가 희망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인천교육의 총책임자로서 인천교육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면

 ▶학교(School)의 어원은 그리스어 ‘스콜레(schole)’라고 한다. ‘여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유’는 교육의 원천이자 삶의 기반이다. 여유가 있어야 열정이 생긴다. 여유의 교육은 창의성과 인성교육의 토대가 될 것이다. 학교는 틈새 없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교육감부터 교장 선생님, 모든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님들께서 학교의 여유와 여백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으자.

 

 -기호일보가 창간 27주년을 맞았다. 힘을 실어 준다면

 ▶스물일곱 살 생일을 축하드린다. 스물일곱 살은 가장 혈기왕성하고 미래가 창창한 나이가 아닌가. 지역사회의 사관이라는 사명감으로 참언론, 젊은 언론, 동네방네 뿌리내리며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기호일보는 교육과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75년 경기교육신문으로 시작해 1988년 기호일보라는 이름으로 지난 27년간 인천교육의 동반자였다. 인천 교육가족과 더불어 다시 한 번 축하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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