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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지선 경기도 도로정책과장
1970년 7월 7일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다. 개통초기 한해 기준 400만대 미만이던 통행량은 불혹을 훌쩍 넘긴 지금 한해 3억 4천만대가 넘는 차량들이 이용해 명실상부한 국가산업과 국민생활의 대동맥으로 자리매김 함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신도시, 택지개발사업, 산업단지 등 개발계획이 경부고속도로 축에 집중되는 경향이 커졌다. 특히 고밀도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수도권 내 경부고속도로 구간은 용량을 초과해 운영된 지 오래다.

 국가 기간간선망으로서의 기능보다 수도권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통근용도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서울에서 천안까지 76㎞ 거리를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주말기준으로 약 2시간 30분 정도인 데 반해 이보다 2.5배 이상 먼 천안에서 대구까지 200㎞의 거리를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도로네트워크에서 핵심 간선축의 기능마비는 혼잡 전이현상으로 인해 전체 도로망의 기능마비를 연쇄적으로 야기한다. 연계도로인 외곽순환고속도로에도 이러한 정체 심화현상이 나타난 지 오래다.

 ‘2017년 국가 기간교통망 계획’상 남북 3축에 해당하는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판교구간의 교통정체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로 인해 수도권 동남부 일대 광역도로망 전체에 교통마비 현상이 발생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입주가 한창인 계획인구 30만 명의 동탄2 신도시와 2017년 입주가 시작되는 계획인구 11만 명 규모의 위례 신도시 등의 개발이 완료되면 경부고속도로의 교통혼잡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오래 전부터 논의되던 제2 경부고속도로(이하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있다.

 국가간선도로망 계획상의 남북 2축 지선이자, 수도권 고속도로망 계획(남북 7축×동서 4축+순환 3축)의 남북 5축인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구리~포천 고속도로’와 연계되어 수도권과 충청권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광역 간선축이다.

 특히, 통행량이 포화상태에 이른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기능을 보완해 수도권 지역의 교통혼잡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정부는 2003년부터 장기 구상을 통해 서울~세종 고속도로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왔으며, 2007년에는 민간제안사업으로 제안이 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한국도로공사가 기본설계를 진행하면서 사업 추진이 가시화 되는 듯 보였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황이다.

 균형 잡힌 국가 간선도로망 구축과 수도권 동·남부의 교통혼잡 해소를 위해 추진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민자 또는 재정문제 등 사업추진 방식에도 이견이 많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고속도로의 건설이 단순히 교통정체만을 해결하는 수단은 아니다. 국가 간선도로망으로서의 고속도로는 지역 간의 접근성을 높여 국민의 사회활동 반경을 넓히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지역발전의 필수요소로서 국토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장래 공간 구조 개편을 지원하는 도구인 것이다.

 지금이라도 범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논의되기를 희망하며,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수도권 내 서울~용인~안성 구간만이라도 조기 착수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마련되어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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