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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연간 자동차 화재 건수는 5천 건이 넘는다. 하루에 14건 이상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많이 판매된 차량일수록 많이 발생하고, 낡은 차량은 더욱 많이 발생한다.

 원인은 다양하다. 주로 뜨거운 엔진룸에서 발생하고, 엔진오일이나 냉각수 부족도 일조하고, 배선이 열화돼 단락이 일어나거나 엔진 주변에 떨어진 오일 등 찌꺼기가 가연성 물질이 돼 화재로 커지기도 한다.

 당연히 낡은 중고차의 경우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책임소재도 다양하나, 노후화된 경우 관리상의 문제가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신차의 경우도 화재가 발생하는데 부품 등 품질 결함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차량 수령이 5~6년을 넘어가면 관리상의 요건이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원인을 밝히기도 어렵다. 실제로 국과수에서 발표되는 차량 화재 중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BMW 차량 8대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 수입차 1위를 고수하는 BMW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주변에서 BMW 차량의 화재라면 무조건 보도하는 경향도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간 5천 건 발생을 고려하면 브랜드별로 더 높은 메이커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차량 화재는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노후화와 관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차량 화재 관련 문제를 종종 해결하다 보면 차량 자체의 문제에 앞서 이뤄진 주변 행위에 대한 문제가 시작점이라는 것을 자주 확인하곤 한다. 특히 관리적인 부분을 어떻게 하고 대처하는가가 관건인 경우가 많다.

 BMW 차량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즐비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경우 국과수의 도움을 받아 조사 중에 있으나 다수는 10년 이상 된 낡은 차량이거나 심지어 폐차해야 하지만 사설 정비업소에서 부활한 차량도 있었다.

 여기에 매연여과장치인 DPF를 임의로 수리해 엔진 과열이 유발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차종과 브랜드를 불문하고 누구나 잘못 손을 대면 차량 화재는 항상 발생할 수 있다.

 BMW코리아 입장에서는 원인 여하를 불문하고 무조건 BMW 차량에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는 겉보기 기사에 매우 불편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이번에 BMW 코리아에서 최근 차량 화재에 대한 대책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발생한 화재사건의 경우는 국과수의 협조 하에 조사 중에 있고, 나머지 화재사건은 적극적으로 브랜드 차원에서 보상했다. 지정 정비센터에서 수리받은 차량의 경우는 화재 원인이 미확인인 경우에도 연식을 불문하고 보상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도의를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대처 방법은 아니다. 예전 화재 문제가 대두된 과정에도 대표 명의로 소비자 중심의 적극적인 보도자료를 배포해 언론의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시키기도 했다.

 차량 화재사건의 원인 미상과 화재 특성을 고려하면 메이커 차원에서 적극적인 보상과 배려는 더욱 어렵다. 최근 수입차 점유율이 16%에 이를 정도로 급증하고 있고, 10년 이상 된 낡은 수입차도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국산차 대비 부품이나 공임이 높다 보니 무상 A/S기간이 끝나면 임의로 중고 부품이나 사설 정비업소에서 수리를 받는 것이 일상화돼 가고 있다.

 이번 BMW의 차량1 화재 대책 중 고객에 대한 차량 관리와 안전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물론이고 회사별 노하우라 할 수 있는 기술적 부분까지 공개한 것은 시기적절하다.

 BMW 코리아는 지속적으로 수입차 1위를 달리면서 사회공헌활동이나 국산 부품 활용 등 기여도 측면에서 타 메이커와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그만큼 인정을 받아왔다.

이번 차량 화재 대책은 이 연장선에서 타의 모범이 되는 소비자 중심의 대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BMW 코리아의 조치를 보면서 타 메이커에서 더욱 벤치마킹해 훌륭하고 솔선수범하는 사례가 더욱 많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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