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 진료비 제로화 흡연과의 전쟁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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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부담 진료비 제로화 흡연과의 전쟁 시작해보자
금연하기 좋은 날
  • 기호일보
  • 승인 2016.02.19
  •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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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정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교수
흡연이 몸에 해로운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 금지 캠페인과 법률 조치, 흡연 관련 질환 위험 교육 등의 노력으로 과거에 비해 줄어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대만큼 흡연율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논란 속에 시행된 담배 가격 인상 이후 사재기 효과로 일시 판매량이 줄었을 뿐 몇 달 후에는 인상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국가와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5년 병·의원 금연 진료나 보건소 금연 사업의 참여는 매우 저조했다.

이에 정부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올해부터 금연을 위한 지원 수준을 더욱 높여 금연 진료의 비용 부담을 거의 없애는 진료 인센티브제 시행에 나섰다.

금연치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금연치료 프로그램(8~12주)을 모두 이수한 경우 본인부담금의 80%를 되돌려주던 방식에서 프로그램을 일정 기간 이상 수행하는 경우(3회 방문 시) 본인부담금을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프로그램 최종 이수 시에는 건강관리 축하선물도 추가 지급한다. 작심삼일에 그치던 금연 결심을 실행으로 완결시킬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진 것이다.

이렇게 좋은 환경이 주어졌음에도 여전히 흡연자들은 금연을 하기까지 주저함이 많다. 그 이유는 니코틴의 강력한 습관성 때문이다. 담배는 수십 가지 발암물질을 포함해 온갖 유해물질을 담은 종합독약선물세트다. 성분 목록을 보여 주면 모두 고개를 돌릴 담배를 열심히 구해 피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핵심에는 니코틴 의존증이 자리잡고 있다.

마약처럼 의존성이 생기는 물질에 대해 우리가 갈망을 느끼는 이유는 그 물질이 두뇌의 보상회로라고 하는 쾌락중추를 직접 자극하기 때문이다.

두뇌보상회로는 두뇌에 깊숙이 있는 신경섬유의 복잡한 얼개로서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이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학습하고 지속하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당장은 힘들고 기본 욕구와 관련 없는 것 같은 행동을 우리가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두뇌보상회로의 역할 때문이다.

아동이 떠들고 싶은데도 참는다든지, 학생들이 놀고 싶은데도 공부를 열심히 한다든지, 직업인이 당장의 대가가 없어도 노동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이 회로가 ‘잘했다’는 칭찬을 해 주기 때문이다.

 두뇌보상회로의 도움으로 우리가 생존에 이로운 새로운 행동을 배우고 발전시켜 환경에 적응을 더 잘하게 된다. 또 우리는 두뇌보상회로가 작동하는 법칙을 잘 활용해 훈련함으로써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줄이고 더 나은 행동을 학습할 수 있다.

니코틴, 알코올, 마약 등 의존성 물질은 이 두뇌보상회로의 역할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들 물질은 두뇌보상회로를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애써 힘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만족감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고 의존성 물질만 탐닉하게 된다. 니코틴 의존이 진행하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수이던 학습조건이 흡연을 위해 동원된다.

니코틴 섭취가 주는 만족감과 니코틴 금단 때 오는 불쾌감의 당근과 채찍 속에서 우리는 길들여진다. 어떤 상황이나 신호를 접하면 흡연 욕구가 일어나고 행동은 흡연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심심할 때, 외로울 때, 집중해야 할 때, 불안할 때, 식후, 자기 전, 비행기 타기 전처럼 한동안 흡연을 못하게 될 때, 다른 이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봤을 때 등등 흡연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조건이 늘어난다.

금연이란 이 모든 것들을 되돌리는 작업이다. 흡연으로 연결되던 학습의 고리를 모두 끊어가는 이른바 탈학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금연 초기 72시간 후에 가장 심한 금단 증상을 이겨 내는 첫 관문을 통과하고 나서도 여러 달 혹은 심지어 몇 해가 지나도 어떤 신호나 상황을 맞으면 문득 담배 생각이 나곤 한다.

 이런 상황을 맞이할 때마다 흡연이 아닌 건강한 행동 반응으로 대체해 가는 일을 알게 모르게 진행해야 금연에 성공한다.

금연의 하루하루는 쉽지 않은 전투이다. 하지만 효과가 입증된 금연진료 프로그램이라는 작전 계획이 있다.

 그리고 이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치료약물, 행동요법, 동기강화면담 등 무기도 준비됐다. 비싼 진료비라는 방해물도 제거됐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혈관과 두뇌에 맑고 건강한 공기를 공급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지금이야말로 금연하기 좋은 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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