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을 소방관이 아닌 영웅이라 불러야 합니다."

국내 최초의 소방차 박물관이 인천시 중구에서 4월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인천화교소학유치원이 이전한 자리에 세계 20개국의 소방차 다이캐스트(축소 제작) 모델 등을 전시하겠다는 주인공은 소방과 전혀 관련없는 여행사 대표 사종은(49)씨다.

‘세계 소방차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박물관에서 만난 사종은 인성엠알오 대표이사는 "대연각호텔 화재사고가 일어난 후 대형 건물 화재를 다룬 미국 영화 ‘타워링’을 보고 소방관을 꿈꾸면서 오랫동안 모은 수집품"이라며 "해외 소방 박물관과 박람회 등을 찾아 다녀 본 결과 외국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는 소방관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박물관"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어린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119 아저씨들은 정말 멋있다’며 소방관을 동경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1천200여 점에 이르는 수집비용이 궁금했지만 아내도 모르는 비밀이란다.

미니어처나 다이캐스트, 레고 등을 수집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과 사진들이 꽤 보였다. 하나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것이 수두룩하다는 설명이다.

그가 1년여 동안의 발품을 팔아 박물관을 세우기로 정한 장소는 인천 차이나타운과 파라다이스호텔이 바로 옆에 있는 한국인천화교소학유치원 빈 건물. 적지 않은 임대료 조건으로 2년의 임대계약을 지난해 12월 맺어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와 가족이 직접 인테리어 일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만 해도 수천만 원. 하지만 국내 소방차 실물을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하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4월 15일께 관람객을 맞을 꿈에 들떠 있는 사종은 대표는 "국내에서는 서울 보라매안전체험관 내 소방역사박물관에 일부 유물들이 전시돼 있고, 국민안전처가 최근에야 국립소방박물관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소방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소방박물관 설립의 필요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안타깝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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