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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작년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약 15.5%, 24만 대 정도였다. 매년 1% 이상씩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수년간 수직 구조로 급성장해 글로벌 메이커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 됐다. 특히 고급 모델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다가 최근에는 중저가 모델까지 합세하면서 국산 모델과의 치열한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의 수입차를 보는 시각이 글로벌 시각으로 바뀌고, 그만큼 개성이 강한 나만의 차량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자동차 판매가 약 180만 대까지 올라가면서 전체 파이가 커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시각과 함께 치열하게 시장이 달아오른 것도 긍정적으로 볼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점차 상승 곡선이 둔해지고 포화되고 있다. 제도적 시스템이 허술했던 분야에서 선진형으로 향상되면서 법적 구속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법인차에 대한 한계치가 강해지면서 개인이 법인차로 구입하던 관행이 고급차를 중심으로 억제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연간 1천만 원까지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있으나 점차 요건이 강해지면서 운신의 폭이 적어질 것이다. 직접 개인이 자신의 자금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자동차세도 지금까지의 배기량 기준에서 가격 기준과 환경 기준이 더해진 복합적인 융합모델로 바뀌면서 국산차 대비 수입차가 불리해질 것이다. 보험료도 급상승하고 있다. 작년에만 수입차의 보험료가 15% 상승하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4월부터는 보험 처리 시 대차 방법과 수리기간 등 다양한 제약조건이 커지면서 수입차에 대한 각종 조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험료 상승과 각종 제약조건은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도 아직은 진행 중이다. 수입차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던 승용디젤차의 판매가 아직은 유지되고 있지만 점차 부정적인 시각도 강해질 것이다. 낡은 디젤차의 도심지 진입을 불허하는 LEZ 제도도 고민되는 사안이다.

이미 유럽 대도시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을 정도로 낡은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에서도 유류비와 연비가 뛰어난 이유로 인해 소비자의 인기를 아직은 유지하고 있으나 점차 제한 조건과 환경세 등 다양한 이유로 가솔린·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차 도입 형태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수입차의 관행도 부정적인 시각을 키우고 있다. 초기 수입차가 확대될 때의 진지한 자세가 많이 사라지면서 아직은 완전치 못한 산업체 중심의 국내법을 악용해 일부 수입차의 ‘한국법 대로 하라’라는 시각과 소비자와의 소송 분쟁 시 ‘길게 끌어서 지치게 하라’ 등의 보이지 않는 대처 방법은 수입차에 대한 예전의 무조건적인 욕구를 사라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입차 부품비와 공임비도 문제이다. 수입차 부품비는 국산차 대비 약 5.5배, 공임비는 약 2.5배 정도다. 수입차의 무상 A/S 기간이 끝나면 소비자의 부담은 급격히 불어나면서 수입차 ‘카푸어’도 무수히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국산차의 품질과 가격은 물론 소비자 배려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재등장하면서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다. 수입 OEM이라는 다양한 모델이 등장하면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영역이 모호해지는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다.

 향후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은 20%를 넘지 못하고 최대한 18~19%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10여 년 전 수입차 점유율이 수%에 머무를 때 10여 년 후에 15%를 넘어간다고 발표할 때는 불가능하다고 폄하하다가 최근에는 도리어 수입차 점유율이 25%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수입차가 늘어났다. 수입차는 국내에서 다양한 선진 시스템을 주입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점차 특화되고 차별화된 수입차 메이커만이 성장할 수 있는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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