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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탈리스만은 르노가 작년에 유럽에서 전략적으로 내놓은 신차다. 탈리스만이 새롭게 한국형으로 무장해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한 차종이 바로 SM6다.

디자인이나 로고는 물론 옵션이나 시스템 등을 우리 실정에 맞춰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소형·중형·대형의 이름을 이어받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지향하는 SM6를 지명하면서 성공 여부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이른바 현대차의 마르샤나 현재 아슬란 같이 틈새에 끼어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는 언급도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새로운 차종에 대한 기대는 판매로 나타나고 있다.

예약은 물론 판매가 급증하면서 성공적인 첫 단추를 꿰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많은 언론으로부터 유사 질문을 받으면서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자문을 자주 해 주곤 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시작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첫째, 이미 성공적인 모델로 안착된 소형 SUV인 QM3 같은 차종의 경우는 완전한 스페인산 수입차이면서도 보험이나 부품 등은 국산차로 대접받으며 소비자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나타낸 것과 달리 SM6는 탈리스만의 한국형이지만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명분도 내세우면서 유럽산 수입차라는 뼈대와 함께 한국형 유전자라는 융합된 모델을 내세웠다고 할 수 있다. OEM 수입차의 한계를 극복한 복합적인 모델을 내세운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경쟁 모델과 차별화된 특화된 요소가 크다는 점일 것이다. 다른 메이커의 유사한 다른 틈새 차종이 실패한 이유는 위아래 기종이 최고의 인기 모델로 자리매김한 상태에서 해당 차종의 특화되고 차별화된 부분이 미흡해 소비자에게 부각시키는 데 실패한 반면, 이 차종은 상하 차종보다 디자인부터 각종 주행 특성은 물론 각종 옵션에 이르기까지 고급화하면서 소비자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물론 상하 차종이 일부 흡수되는 간섭현상이 발생하겠지만 타 경쟁 차종을 흡수하는 몇 배의 효과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르노삼성차의 경우 대부분 세단형 승용차는 다른 경쟁 차종과 달리 디자인의 변화가 크지 않은 전통적인 지향점과 주행특성 역시 유사해 최근의 파격적이고 전향적인 멋과는 거리가 있었다.

 따라서 유사 배기량이면서도 기존 명칭인 SM5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윗기종을 지향하는 SM6를 사용한 점은 매우 현명했다는 것이다. 위험요소보다는 가능성이 더욱 큰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최근 소비자의 취향은 변화에 대해 즐기고 있고, 융합적인 구입 판단을 하고 있어서 차종 변화 측면에서 신차종 투입은 물론 명칭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도리어 이 기회에 신차종에 대한 다양성 측면에서 SM4와 SM8을 새롭게 투입하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한다.

 쿠페 형태의 전향적인 디자인과 고성능화를 추구하면서 소비자의 입맛을 다양화시키는 방법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더 나아가 QM1·2·4·6 등 더욱 다양성을 갖춘 SUV 모델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SM6는 외부 디자인 측면에서 지난 10년간 출시된 르노삼성차 중 가장 진일보된 안정된 디자인을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특화되고 고급화하며 다양한 옵션을 융합시킨 차별화 모델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향후 QM3 같은 OEM 수입차의 영역을 다양하게 넓히면서 SM6 같은 차종이 주류를 이룬다면 르노삼성차는 지금의 국내차 메이커 꼴찌라는 타이틀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 3위까지 이를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번 첫 단추의 성공을 매출 증대라는 단순한 숫자로 판단하지 말고, 전체 르노삼성차의 확대로 이어져 더욱 많은 충성 고객이 모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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