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진리선착장 주변 해안가에 덕적~소야도 연도교 공사 현장 축대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덮여 있다.
▲ 6일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진리선착장 주변 해안가에 덕적~소야도 연도교 공사 현장 축대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덮여 있다.

수백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 중인 인천시 옹진군 덕적~소야도 연도교 공사를 놓고 잡음<본보 4월 6일자 19면 보도>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 ‘숙원사업’에서 고질적인 ‘민원사업’으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추가로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 발주처인 옹진군과 시공사 모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부터 이어진 긴 연휴기간 덕적도를 찾은 관광객은 최소 3천여 명이 넘는다. 평일 2회 왕복 운행하던 배편을 이번 연휴기간에는 하루 4회로 늘려 매회 300명 정원을 꽉 채웠을 정도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이곳 섬을 찾는 관광객은 점점 늘고 있지만 선착장 바로 옆에서 진행 중인 주민들의 걱정은 갈수록 늘고 있다.




접속도로를 포함, 총연장 1천137m의 덕적~소야 연도교는 2014년 11월 착공해 2018년 3월 준공 예정이지만 4월 말 현재 공정률은 19%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연도교 접속도로 공사로 절개된 임야에서 토사 2만5천여t을 가져다 해안가에 축대를 쌓고 있지만 조류에 휩쓸려 이미 수백t의 토사가 유실됐다. 내달 말까지 5만여t의 토사를 더 가져다 축대를 쌓아야 하지만 앞으로 남은 공사기간 이렇게 쌓은 축대가 버텨줄지도 의문이다.

김경민 덕적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몇 해 전 태풍에 콘크리트 방파제도 부서졌는데 흙을 포대에 담아 쌓은 축대에 대형 크레인을 고정시켜 공사를 진행하겠다니, 청정 섬 이미지에 대한 훼손보다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더 크다"고 했다.

만의 하나 태풍과 빠른 조류로 축대가 붕괴될 경우 유일한 뱃길마저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섬 주민들은 주 수입원인 어패류의 작황이 예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나빠졌다며 공사장에서 유실된 토사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인근 미역과 다시마 양식장도 이미 올해 수확을 포기한 상태다.

이곳 건설 현장 한경국 소장은 "원래 토사만으로 축대를 쌓아 공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하천 교각을 세울 때 많이 쓰는 공법인데, 예산을 절감하려다 보니 이 같은 공법을 채택하게 된 것 같다"며 "설계사와 발주처에 공법 변경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공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군 관계자도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30억∼40억 원가량 예산이 수반되는 설계변경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어민 피해와 주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감수하고라도 뻔히 예상되는 사고가 일어나야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한편, 이곳과 비슷한 규모의 잠진~무의도(1.6㎞) 연도교 공사는 인천경제청이 총 공사비 508억 원을 들여 발주했다. 덕적~소야도 연도교에 반영된 공사비 250억 원에 두 배 되는 규모다. 이들 두 연도교 공사는 모두 같은 건설사가 시공하고 있지만 축대에 사석 보강을 하는 등 공법에는 차이가 있다.

덕적도=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사진·동영상=최달호 기자 bbor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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