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연평도 어민들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해 인천해경에 인계한 5일 송일종 인천해양경비안전서장이 당시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 인천 연평도 어민들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해 인천해경에 인계한 5일 송일종 인천해양경비안전서장이 당시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우리 어선들의 중국어선 나포는 꽃게 어장으로 유명한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역의 착잡한 최근 현실에서 비롯된 집단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금값이 된 꽃게 어장 근처에 마구잡이식 쌍끌이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이 몰려 있는데 불만의 표출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2014년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우리 측 어구 훼손 등 어민피해 대책 이후 실효성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채 반복적 피해 우려에 대한 불만이 작동했다는 견해다.

 우리 어선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던 5일은 꽃게를 잡기 좋은 물때(7~8매)였다. 게다가 꽃게에 알이 들어차고 살이 붙기 시작해 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철이다. 현재 꽃게는 ㎏당 4만 원에서 5만 원 사이로 예년보다 갑절 정도 비싼 형편이다.

 올해 꽃게 조황은 흉년이다. 특히 연평도는 2011년을 기점으로 매년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면서 전체적으로 꽃게 어획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평도의 꽃게 자원량(2013년 3만620t→2014년 2만2천628t→2015년 1만5천469t)으로 계속 줄어든 데다가 그 크기마저 작아져 올해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70% 안팎에 머물렀다.

 어획량 감소 속 중국 어선들도 연평 어민들의 집단행동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이날 연평도 인근 해역에 중국어선 100여 척이 몰려 있던 것으로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보고 있다.

 연평 어민들에게 중국 어선의 척수도 못마땅하지만 그보다 눈엣가시는 중국 어선들의 조업행태다.

 서해5도 어민들은 대청도 서방 해역에서 중국어선 200~400척이 대청도 14척의 통발 49틀과 인천 근해 닻자망 15척 30틀을 망가뜨렸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 어선들이 기상악화로 우리 어선들이 대피하거나 조업을 못하는 야간을 틈타 불법조업을 한 것이다. 해양경찰청의 해체 또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한몫했다.

 정부는 올해 3~4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대비해 연평도 남방 중형함정 1척을 증강 배치했다. 특공대 1개 팀 6명을 증강했다. 해군과 해경은 연평도 북동해역에서 합동순찰을 하고 중국 어선을 5차례 뒤로 물렸다.

 정부의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267척이었던 중국어선이 올해에는 216척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연평 어민들은 정부의 발표성 치적을 체감할 수 없었다. 해군과 해경, 해양수산부, 인천시, 옹진군 등 겹겹이 쌓인 어업 지도와 통제는 여전히 중국 어선이 아닌 우리 어선의 조업을 막는 장애물이었다. 연평 어민들의 이런 팽배한 인식이 집단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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