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자동차 배출가스 줄이기 사업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천272억 원을 투입했다.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1천842억 원(5만6천700대)을, LPG 엔진 교체 1천72억 원(2만7천600대), 조기 폐차에 358억 원(3만990대)을 지원했다. 올해도 자동차 배출가스 사업으로 201억 원을 세웠다.

정부는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초미세먼지(PM2.5) 배출기여율 중 가장 높은 29%를 경유차(전국은 11%)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인천의 PM2.5 농도는 연평균 기준치(㎡당 25㎍)를 넘은 29㎍이었다. 10년 넘게 추진한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의 효력이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천시가 제주도처럼 대대적으로 전기차로 바꿔 경유차 배출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오염을 만회할 형편도 아니다.

시는 보급 전기차 지난해 물량 89대(대당 1천500만 원 정부 지원)를 올해 배정받았다. 시는 대당 300만 원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 시는 내년 500대를 시작으로 5년 동안 보급 전기차 물량 4천500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대당 500만원(현재 전국 자치단체 평균은 600만 원)씩만 지원하더라도 225억 원이 든다. 전기차는 차 자체 보급만큼이나 충전소 확보도 중요하다. 주유기와 같은 충전기 1대 설치비는 5천만~6천만 원이 든다. 정부 지원을 늘리지 않는 한 시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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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수도권을 뭉뚱그려 접목시키기 어려운 미세먼지 배출 특징이 있다. 연평균 농도(PM10=53㎍, PM2.5=29㎍)보다 높은 신흥과 숭의, 구월, 검단, 계산, 고잔 등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표 참조>

신흥과 숭의는 제1·2경인고속도로가 맞물린 인천내항, 남항과 인접한 곳이다. 곡물 등 사료 부원료 하역 과정에서 날림먼지를 일으키는 내항 안 선박과 하역장비 등 자체 오염원도 있겠지만 컨테이너 화물차량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영향도 상당하다. 이런 측면에서 내항 외곽을 대안 노선으로 강구됐던 제2외곽순환도로가 신흥동 등 도심 통과로 결정된 것은 도시 및 교통계획의 패착이다.

검단은 산업단지와 수도권매립지, LNG복합화력발전소 등을 배후로 두고 있다. 특히 남부발전 신인천과 중부발전 인천화력, 서부발전 서인천, 에코에너지 등 화력 및 매립가스 발전시설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지난해 312만2천932㎏이었다. 이는 인천 전체 총량규제 사업장 61곳 배출량(1천32만799㎏)의 30.3%다. NOx는 가스 상태로 배출된 뒤 대기 중 다른 오염물질과 결합해 2차로 생성되는 미세먼지로 변한다.

고잔은 남동인더스파크와 붙어 있다. 남동인더스파크는 한 사업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다른 사업장의 원료로 재사용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에코산업단지(EIP) 대상지로 시범사업을 구축하자는 여론이 제기됐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 했다.

인천시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경유차 배출저감시설 등 점(點) 또는 도로 청소 등 선(線) 대책을 추진했다. 이제는 평균 농도를 넘어서는 지역 자체를 대상으로 삼는 면(面)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 인천 연평균 PM10 초과 지역  농도(PM2.5)   단위 ㎍/㎥
신흥68(36)검단55(-)
숭의65(-)계산55(30)
구월62(34)고잔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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