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제차 판매업체 차량이 송도국제도시 근린생활시설 상가 주차장 일부 구역을 점령하고 있다.  이승훈 인턴기자 hun@kihoilbo.co.kr
▲ 외제차 판매업체 차량이 송도국제도시 근린생활시설 상가 주차장 일부 구역을 점령하고 있다. 이승훈 인턴기자 hun@kihoilbo.co.kr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한 주상복합건물 상가 지하주차장을 외국자동차 판매업체가 임의로 자동차 전시·출고장 등으로 불법 사용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28일 이곳 지하주차장에는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쿠퍼’ 등 출고 전 BMW 신차 20~30대가 주차돼 있었다.

주상복합아파트 내 상가 지하주차장인 이곳은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다. 법적으로 개인사업자가 자동차 출고장 등 영업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도 BMW 국내 판매업체인 ㈜바바리안 모터스가 지하주차장 5개 구역 중 한 구역을 버젓이 차지한 채 신차 전시 등을 통해 외제차 출고장 등으로 사용 중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이곳에서 출고 전 차량에 선팅 필름 부착이나 블랙박스 설치 작업을 위해 주차통로 등에 차량을 이중 주차하는 것이 다반사다.

장애인 주차구역도 ‘미니쿠퍼’와 BMW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외제차가 차지한 이곳의 주차 면수는 전체 342면 중 장애인 지정면을 포함해 대략 60개 면이 넘는다.

이곳 주차장에서 만난 이 회사 종업원 A씨는 "나는 잘 모르지만 이곳 주차장 구역은 애초부터 BMW 차량 전시장으로 쓰이고 있다"며 "출고 대기 차량이 많아 번호판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이곳에서 출고되는 차량에 선팅 필름 부착과 블랙박스 설치 작업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가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인근에 사는 주민 최모(55)씨는 "번호판도 없는 고가의 외제차가 늘 주차통로에 이중 주차돼 있어 차량을 운전하는 데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34·여)씨 역시 "괜히 새 차에 흠집이라도 내 불이익을 볼까 두려워 이곳 지하주차장에는 들어올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인 연수구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차량 판매업체에 근린생활시설을 자동차 출고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가를 내 준 적이 없고, 번호판도 없는 새 차를 장애인주차구역 등에 무단 주차한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현장을 확인해 곧바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바바리안 모터스 측에 수차례 해명을 요구하며 지점장 등 책임자급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현재까지 전화 연락은 물론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이승훈 인턴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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