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에 걸친 공매 유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미달 등으로 토지 매각이 불발됐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 R1블록(상업용지·4만4천176.2㎡)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다시 매물로 나온다.

해당 토지 매각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이하 한화)은 최근 복수의 부동산개발업체에서 부지계약 의향서를 보내 공개경쟁입찰로 송도 8공구 R1블록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매각금액은 기존대로 1천597억 원부터 시작한다. 입찰공고는 다음 주 중으로 토지 처분 신탁사인 ‘코람자산신탁’을 통해 진행된다. 이에 따라 빠르면 7월 중순께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측에 의향서를 보낸 업체는 대략 7곳으로 모두 계약 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수의계약을 진행하려던 한화 측이 다시 공개입찰로 선회한 이유다. 한화 측은 다수의 업체가 몰리면서 업체 선정에 곤혹스러워 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반면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수의계약으로 인한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시 재정투자심사위원회에서 해당 부지 신탁을 최종 승인할 때 공개입찰로 땅을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의향서를 보낸 업체들 대부분이 수의계약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가격경쟁에 대한 부담감으로 공개입찰을 하게 되면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R1블록의 땅주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또다시 재연된다. 이 땅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2월까지 두 차례 공개입찰이 유찰된 데 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A업체도 5월 말 계약금을 내지 못해 자격이 박탈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땅주인을 찾지 못하면 부지 반환 자금과 이자, 취득세 등을 마련해야 하는 인천시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9월 5일까지 R1블록 매각이 안 되면 시는 한화 측이 대납한 반환 자금을 물어줘야 한다.

한화 측 관계자는 "시에서도 R1부지의 7월 초 매각을 희망했지만 업체에서 제안서를 준비하는 시간을 고려해 최대한 중순까지는 계약을 완료할 것"이라며 "민간에서 진행하는 신탁사업이라 수의계약을 해도 상관없지만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개 입찰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 8공구 R1블록은 시가 재정난으로 2012년 교보증권 컨소시엄에 환매 조건(토지리턴)으로 공동주택용지 A1·A3블록과 함께 8천520억 원에 매각한 땅으로, 지난해 9월 교보 측이 환매권을 행사해 시가 한화에 같은 조건으로 되팔아 땅값과 이자 등 5천900억 원을 교보 측에 되돌려주고 받았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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